“정부가 마중물만 부어준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풍력인증업체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김만응 한국선급 신성장산업본부장은 정부 초기 지원이 뒷받침 되면 한국선급이 독일 GL이나 노르웨이 DNV 같은 글로벌 풍력인증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우리나라 풍력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선급은 5년 이상 노력해 기술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사업 초기인 만큼 정부가 일정 기간만 트랙레코드(실적)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선급은 지난해 중대형 풍력발전시스템·부품·프로젝트에 대한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해 불모지였던 세계 풍력인증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녹색산업기술원·인증원·함정사업단·신성장산업총괄팀으로 구성된 신성장산업본부를 출범했다.
김 본부장은 “유럽 선급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선박 부문 사업만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해 신사업 분야를 통합해 본부를 출범했다”며 “풍력인증이 핵심 사업으로, 우리는 2020년까지 풍력이 신재생에너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풍력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산 국제인증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김 본부장의 생각이다. 해외 인증을 받으려면 시스템업체들이 쌓은 기술과 정보를 외부에 공개할 수밖에 없어 국내산업 보호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이나 효율적인 시간관리 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해외 인증업체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시스템 업체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얼마든지 협력해 풀어갈 수 있다는 것도 국산 인증의 장점”이라며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의 2.5GW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은 국산 인증 활성화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국내 풍력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인 만큼, 인증 부문에 대한 적절한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원에 대한 정부의 빠른 결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업체들이 제품 개발단계에서 인증을 신청하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의지가 있어도 지원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부 해상풍력사업에 참여하는 8개 시스템 업체들은 2014년 실증단지에 건설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L이나 DNV도 자국 정부와 기업들이 협력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풍력인증 사업이 초기인 만큼 `함께 성장하자`는 기본 틀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