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이 올린 최대 성과는 수출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479억달러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수출 물량도 4억1293억 배럴로 2010년에 비해 20% 늘었다.
국제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이 각각 36%, 40% 오르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에 비해 수출액이 더 크게 증가했다. 국내 도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국제가격도 같은 기간 35.7% 오르면서 석유제품 원가 상승을 부추겼다.
매출액 중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정유사들의 특성상 수출 호조는 실적 개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식경제부 발표 자료에도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은 516억8100만달러로 원유 도입액 대비 수출 비중이 2010년 44.9%에서 2011년 51.3%로 15% 가까이 늘었다. 사상 처음 원유 도입액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내다 판 것이다. 전체 수출액도 9.3%로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평균 84%에 달하는 영업이익 증가율은 석유화학 및 석유개발·윤활유 사업 등 비정유부문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을 발표한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의 윤활유부문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지만 영업이익은 25%가 넘는다. 영업이익률은 24%다. 에쓰오일은 윤활유부문이 매출액 비중은 7.7%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43%를 차지한다. 수출 호조에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석유개발 및 석유화학부문도 매출액 비중은 18% 정도지만 영업이익은 38%대로 비중이 가장 크다.
반면, 지난해 4월부터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씩 할인한 것은 정유사 매출 향상에는 기여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4사 영업이익은 현대오일뱅크 추정치를 포함, 4조1427억원으로 비정유부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5016억원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유부문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37%에 불과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쓰오일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2.1%를 기록했다.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 6.9%에 비해 한참 모자른다. 2010년 보다 오히려 0.2%p 하락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1.7%, 1.9%로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유부문 매출액이 114조3618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두바이유-싱가포르 국제시장 정제 마진 상승으로 영업이익 자체는 상승했지만 2011년 1~3분기 리터당 영업이익은 20.1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수출 증가와 석유화학·윤활유 사업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정유사는 내수기업이 아니라 원유 도입물량의 절반 이상을 내다 파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