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전기통신설비 의무제공 의무 해제를 공식 요구했다. 방통위가 설비제공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KT가 초강수를 취하면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2일 방통위와 KT에 따르면 KT는 지난주 방통위에 전기통신설비 의무제공사업자 지위 해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KT는 지난해 말 방통위가 발표한 `2010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보고서가 국내 전용회선 시장 상황을 `시장 지배력 부재`로 최종 판정한 만큼 KT 설비제공 의무도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2006년부터 전기통신설비 의무제공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돼 경쟁사에 관로·전주·광케이블 등 필수 통신설비를 제공해왔다.
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전용회선 시장에서 KT 점유율은 39.5%로 2위사업자 LG유플러스(34.9%)와 격차가 불과 4.6%P 차이로 좁혀졌다. 전용회선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는 상황에서 경쟁사 합병과 영업강화 등으로 인해 특정사업자 편중 현상이 약화되는 상황이다.
평가보고서는 “1위 사업자 KT 점유율이 하락하며 2, 3위 사업자와 격차 감소추세가 완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T 측은 “전체 전용회선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고 KT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KT 의무제공사업자 지정을 즉시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가 `설비 등의 제공조건 및 대가산정 기준` 고시 개정을 추진하면서 필수설비 개방 폭 확대가 논의되자 아예 제공의무가 없다는 방향으로 공세를 취한 것이다. KT는 규제해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정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KT는 시장점유율이 아닌 필수설비보유수준에 따라 의무제공사업자 지위를 이어온 것이어서 시장점유율 하락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재범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의무제공사업자는 점유율뿐 아니라 필수설비 보유 정도에 의해서도 지정되는 것으로 KT는 필수설비 보유수준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설비제공 의무를 지니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2~3월 추가 공청회를 진행한 후 자체 규제심사와 총리실 규제심사를 거쳐 설비제공제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자료:방송통신위원회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