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이자 경쟁자에겐 마그네슘 라인을 숨겼다
BMW가 경량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란츠후트시 공장.
지난 8일(현지 시각) 오후 독일 뮌헨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가까이를 달려 도착한 란츠후트시 BMW 최대 부품공장. BMW가 자랑하는 것은 면적 32만㎢ 부지에 들어선 방대한 규모 만이 아니었다. 속을 들여다 보니 마그네슘을 비롯한 경량 금속과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주조 부품 등을 생산하는 BMW의 숨겨진 병기다. BMW의 야심적인 전기차 모델인 i3와 i8 핵심부품도 여기서 만들어낸다.
BMW 란츠후트 부품공장은 마그네슘·알루미늄·플라스틱 등 경량 부품과 자동차 내외장재 등을 생산하는 거점이다. 마그네슘·알루미늄 등 경량 금속 주조 부품 생산량이 연간 390만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마그네슘 소재는 이미 BMW 일부 고급차종을 중심으로 엔진부품과 내장부품에 활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진 실린더 부품과 구조체 부품, 샤시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날 공장 방문에서는 알루미늄·플라스틱 주조 공장만 보여줬을뿐, 마그네슘 부품 라인은 일절 공개를 거부했다. 마그네슘이 미래 차체 경량화 핵심인 차세대 소재이기 때문이다.
BMW측은 “현재 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대신했다. 한국이 파트너이긴 하지만 무서운 경쟁자로 부상한 탓에 보안 때문일 것이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알맹이를 뺀 채 둘러본 알루미늄·플라스틱 주조라인은 겉으로 한국 여느 공장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대신 큰 차이라면 굉장히 `깨끗한` 주조공장이라는 점. 주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도 강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란츠후트 부품공장은 BMW가 추진 중인 친환경·녹색경영 상징이었다. 이산화탄소와 유해가스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 세계 첫 자동차 부품 공장이다.
BMW 란츠후트 공장의 줄리아 물트하머씨는 “주조공정에서 연소 잔여물을 98%나 줄인 획기적인 생산 라인”이라며 “가스 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을 충분히 활용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