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통신장애가 또 일어났고 가입자 경쟁에서도 업계 최하위로 밀렸다.
8일 일본 주요 언론은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에서 NTT도코모 고객의 휴대폰이 불통됐다고 보도했다. 7일 오후 2시부터 약 40분 동안 데이터 통신은 물론 음성 통화마저 끊겼다. 수백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사고는 음성 통화를 담당하는 교환기에 문제가 발생해 일어났다. 지난달 도쿄 지역 대규모 불통 사고를 비롯해 최근 6개월 새 8번이나 통신 장애가 이어졌다. `품질 제일주의`를 자부하던 1위 기업 NTT도코모의 자존심에는 깊게 상처가 났다.
일본 언론은 `예고된 사고`라고 진단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설비 투자를 등한시했다는 지적이다. 아사히신문은 NTT도코모의 설비 투자가 몇 년째 7000억엔(약 10조14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소극적 투자는 NTT그룹의 편중된 이익구조 탓이다. 유선통신 비중이 낮아지면서 NTT그룹 전체 이익에서 NTT도코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돈다. 음성통화 노하우에 비해 데이터통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연이은 장애는 `총성 없는 전쟁`으로 표현되는 가입자 경쟁에서 NTT도코모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든다. NTT도코모는 2010년 2분기 이후 가입자 순증 순위에서 줄곧 2, 3위를 맴돌았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3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추세다.
번호이동 가입자도 뺏기고 있다. 올해 1월 번호이동 수는 KDDI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만3300건과 4만6000건인 반면, NTT도코모는 9만9300건에 이른다. 아이폰 효과를 보는 소프트뱅크와 공짜 스마트폰까지 내건 KDDI의 공세에 번호이동 손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