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부담 없는 방송 서비스인 지상파DMB(T-DMB) 유료화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지상파DMB사업자들은 올해 들어 광고 시장 변화로 광고 수입까지 급감해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3월부터 지상파DMB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주축으로 `지상파DMB협의체`를 운영해왔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통신사업자·단말기제조사와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방통위와 각 사업자는 그동안 지상파DMB 개통비를 받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업자가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이 비싸진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일부 채널이나 프로그램에 한정해 유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 시청제`도 추진했지만 방송 결제 기능인 수신제한시스템(CAS)을 탑재하면 이 역시 단말기 비용이 올라간다는 이유로 또다시 거부당했다.
이와 함께 DMB 버튼을 빼고 양방향 서비스인 `스마트DMB`를 스마트폰에 기본기능으로 넣어서 소프트웨어 결제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마저도 단말기 제조사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각종 유료화 방안을 내놓고도 관련기업 간 협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DMB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위탁한 광고 매출에만 기대야 하는 실정이다. 코바코는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고 SBS가 계열사 미디어크리에이트를 통해 직접 영업에 나서면서 광고 매출이 급감하는 형국이다.
U1미디어 관계자는 “1월 6000만원 가량 광고 매출을 올렸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 1억5000만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지난 2010년 지상파DMB 전체 광고 수익은 77억원, 위성방송은 156억원이다. 코바코에 따르면 지상파DMB는 광고인지율이 3%로 위성방송(0.8%)보다 높지만 광고 매출에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 김정원 과장은 “유료 서비스 외에 홈쇼핑 채널 도입 등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통신·DMB사업자끼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로서도 유료화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해 지상파DMB 유료화 무산을 시인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