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부품사 삼성전기 · LG이노텍, 신임 CEO들 색깔 내기 한창

양대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신임 CEO 교체 후 변화가 한창이다. 두 회사 수장들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전임 CEO 체제에서 탈피, 각자 색깔대로 조직을 대폭 손질한 점은 공통적이다. 전열을 정비한 양사 CEO들이 올해 어떤 성과로 승부를 펼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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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첫 내부 승진을 통해 발탁된 최치준 사장은 취임 이후 `학습과 혁신`을 기치로 5개 사업부문중 4개 사업부장을 모두 교체했다. OMS사업부장인 홍사관 전무를 제외하고, LCR·ACI·CDS·중앙연구소 등 4개 사업부 책임자들을 전부 바꿨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대비하는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라며 “평소 최 사장의 철학인 학습과 현장 중심 경영을 한층 강도 높게 추진하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신임 LCR 사업부장인 유재경 전무는 영업통으로 MLCC 등 LCR 사업부를 세계 1위로 올려놓을 특명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파워·튜너 등 CDS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효범 부사장은 ACI(기판) 사업부장으로 옮겨 기판 사업 일류화 중책을 맡았다. 조립부품 사업 경험을 소재·장치 산업인 기판 사업과 접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라는 최 사장의 뜻으로 보인다.

삼성 펠로우 출신 김창현 부사장도 중앙연구소장에서 CDS 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무선 고주파 부품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임무를 받았다. 삼성전기를 MLCC 시장 세계 2위로 끌어올리는데 공헌한 허강헌 전무는 중앙연구소를 이끌며 신기술 개발과 미래사업 발굴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이웅범 신임 CEO가 들어선 LG이노텍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달라진 대목은 전사 마케팅 조직을 각 사업부로 이관, 기술개발과 제조·영업을 사업부별로 단일화했다는 점. 사업부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해 올해 조기 실적 회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각 사업부별 전문성과 실행력이 한층 배가하기 위한 CEO 의지”라며 “올해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조직 체계”라고 전했다.

LG이노텍은 기존 LED사업부와 DN사업부를 유지하는 대신, 부품소재사업본부를 기판소재사업부와 광학솔루션사업부로 나눠 책임성을 높였다.

신규 사업인 차량부품(AM) 사업과 CIGS 박막태양전지 사업은 각각 담당을 신설, 본격적인 사업화에 속도를 내도록 했다. 옛 LG마이크론 출신 임원들이 4개 사업부 가운데 2개 사업부장으로 포진한 점도 눈에 띈다. LED 사업부장인 류시관 부사장과 신임 기판소재사업부장인 김창환 전무가 대표적이다.

이웅범 CEO와 같은 LG전자 MC사업본부 출신인 한기철 전무가 LG이노텍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 역시 새 수장의 의중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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