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만난 두 명의 `초짜` 통신 전문가가 의기투합했다. 그냥 마음만 통한 게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냈다. 직장인으로 드물게 최근 관심이 높은 스마트패드 전문 서적을 출간했다. 주인공은 박종일 KDB대우증권 대리(33)와 정영호 KT 사원(28). 박종일 대리는 “스마트패드 관련한 쓸만한 책이 너무 없어 그동안 조사하고 연구했던 내용을 모았다”며 “전문 서적이지만 교보문고 메인 코너에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책 제목은 `스마트패드 생존전략`. 스마트패드가 새롭게 열어나가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정영호 사원은 “일종의 비즈니스 분석 보고서”라며 “스마트패드의 사업 유형을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로 나눠 각기 유형별로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책을 만든 배경도 흥미롭다. 박 대리와 정 사원은 직장에서 멘토와 멘티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박 대리는 지금은 증권회사에서 신사업을 책임지지만 지난해까지 KT에서 일했다. KT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모두 KT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커뮤니티인 `모바일 퓨처리스트` 멤버였다.
박 대리는 “직장에서 맺은 멘토와 멘티 관계지만 인생 선후배 이상으로 자주 만나고 이야기했다”며 “공통의 관심 분야로 스마트패드를 꼽고 서로 연구해 보고서를 준비하다가 결국 책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 책을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8개월. 이 기간 동안 두 사람은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업무 후 밤늦게까지 토론하고 자료를 모으면서 책을 완성했다. 너무 힘들어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서로 격려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패드 전문 서적을 내놨다. 덕분에 책 출간 이 후 나이는 어리지만 스마트패드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박 대리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만큼 보람은 컸다”며 “책 자체도 의미 있지만 책을 준비하면서 연구하고 조사하는 과정 자체가 경험과 노하우로 고스란히 남았다”고 말했다.
전문가 두 사람이 보는 스마트패드 시장은 어떨까. 박 대리는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뀌었듯이 스마트패드도 휴대용 단말기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올 예정”이라며 “기업도 이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원도 “스마트패드를 지금은 새로운 형태의 단말로 보고 있지만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합해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며 “데이터 빅뱅 흐름과 맞물려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추진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스마트패드 산업 전체의 생존을 위해서는 초기에 경쟁 보다는 시장을 키우는 `확산` 전략과 기업끼리 생태계를 만들고 힘을 모으는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