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2012 CES가 남겨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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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jkim1573@mke.go.kr

 

매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CES는 글로벌 IT 관계자가 총 집결하는 세계 3대 IT 전시회의 하나다. 한 해 IT산업의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는 행사다. 특히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2 CES는 IT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IT산업이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있는 자리였다.

 올 CES에 나온 주요 제품 특징을 살펴보면 대략 4가지 정도의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대형 OLED TV, 무안경 3DTV 등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과 유사한 수준의 영상을 구현하는 제품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둘째, 제품의 초슬림·초경량·저전력 특성을 강화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태블릿PC 간 경쟁도 치열했다. 셋째, TV·핸드폰·PC 등 기기 간 상호 연동이 강화되고, 나아가 음성이나 동작으로 기기를 작동하게 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IT와 타산업, 특히 우리나라 주력산업과 미래 먹거리산업인 자동차, 에너지관리, 의료기기 등과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CES에서 기조연설을 한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CEO는 “자동차와 IT분야의 융합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말로 역설한 바 있다.

 2012 CES의 큰 트렌드와 현장에서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IT산업의 현재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본다.

 첫째, 미국·일본·유럽·대만 등 경쟁국가에 비해 우수한 우리나라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LG의 전시규모는 참가 업체들 중 최고였을 뿐 아니라 관람객들의 관심 또한 가장 높았다.

 관람객들은 대화면 OLED TV에 감탄했고, 고화질 3D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10여년전 CES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일본업체들이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모습이 부러웠는데, 오늘날 우리 업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을 보면서 IT강국 대한민국 위상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둘째, 신제품 전시 장 뿐만이 아닌 하드웨어 제조사의 비즈니스 장으로서 CE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우리 업체들은 최신제품 경연에 주안점을 둔 반면, 중국은 가전사·부품업체가 대규모로 참여해 비즈니스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뒤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는 우리 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셋째, 그동안 IT산업 지원에 주력한 결과 우리나라는 2010년 IT 수출 세계 5위와 같은 괄목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현재 우위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진정한 IT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서비스를 우리 기업이 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빠른 기술변화는 기존 제품 내에서 기술격차를 순식간에 증발시킨다. 올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iTV가 아이폰 쇼크와 같은 변화를 가져와 IT생태계를 뿌리째 뒤흔들지 모른다. 우리 고유의 IT 경쟁력 유지에 힘쓰는 동시에 소비자를 매혹할 콘텐츠와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아울러 기술과 업종, 산업간 융합을 통해 우리 산업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내야 한다. 무역 2조 달러 시대,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융합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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