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관 3곳 가운데 2곳이 올해 IT 예산을 지난해보다 늘렸다. 불확실한 경기전망에 따라 IT 예산을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IT 투자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전자신문 CIO BIZ+가 105개 주요 기업·기관 최고정보책임자(CIO)와 IT 담당자 대상으로 ‘2012 CIO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67%가 올해 IT 예산을 지난해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 예산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편성한 곳은 13.6%, ‘줄였다’고 응답한 비율은 19.4%였다.
지난해 동일 조사(117곳)에서 75.2%가 예산을 늘리겠다는 것과 비교해서는 소폭 줄었지만 경기상황과 일부 산업 내 악재를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다.
응답 그룹사 전체가 예산을 늘렸고 제2 금융권은 87.5%, 서비스·물류·유통 역시 85.7%나 되는 기업이 예산을 확대했다. 그룹은 계열사 관리 및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IT 투자 확대계획이 반영됐고, 제2 금융권은 지난해 연이은 보안사고 여파로 투자계획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비율이 낮은 업종은 통신·방송·인터넷(42.9%)이 대표적이다. IT 투자 감소 응답비율도 28.6%로 높았다. 반값 등록금 이슈로 투자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학은 63.6%가 예산을 늘렸다. ‘전년과 동일하다’와 ‘줄였다’ 응답비율은 모두 18.2%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IT 투자 열기는 지난해 보안 문제가 크게 부각된데다가 스마트 혁명에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IT 서비스 등장이 계기가 됐다. 조사에서 IT 조직이 도입할 핵심기술 질문(세 가지 복수응답)에 ‘정보보안’이 65.0%로 가장 높았으며, 모바일(50.5%) 가상화(32.0%) 기간시스템 현대화(32.0%) 데이터분석 능력 강화(25.2%) 클라우드 컴퓨팅(18.4%) 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데이터센터 통합(3.9%), IT 아웃소싱(3.9%), 생산 자동화시스템(5.8%) 등 응답비율은 낮았다.
우리나라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40.6%가 ‘대형 시스템통합(SI)기업과 중소SW기업 간 하도급 관계 투명화’를 꼽았다. IT사업 발주처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생발전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SW기업 기술 경쟁력 강화 위한 제도 마련’(25.7%) ‘발주기업 정보화 사업 제값 주기 실현’(22.8%) 등이 뒤를 이었다.
황만성 기업은행 부행장은 “경제여건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 내 IT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높아 IT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며 “올해 정보보호를 포함한 정보화 투자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지난해 대비 올해 IT예산 수준(단위:%)
김준배·신혜권·유효정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