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는 ICT에 있습니다. 창의성 있는 젊은 인재들이 새로운 시도를 펼쳐볼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현지시각 10일 국내 미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을 방문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국내 IT 위상을 확인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자원이 부족하다. 교육과 인적자원, 기술이 결합한 IT에서 국가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다”면서 “30년 후 먹거리를 생각해도 IT에 대한 집중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올해 젊은 창업가를 위한 터전 만들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90년대 말 1세대 벤처 기업가가 나온 이후 최근 10년간 주목할 만한 벤처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젊은 인재들이 돈이 없어도 아이디어를 펼쳐보고 사업화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곽 위원장은 국토해양부나 서울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대기업이나 전국경제인연합회·여러 협·단체 등에서 창업 지원을 하는 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기술을 평가하고 조언을 할 멘토도 붙여주고, 금융기관과 연계를 통해 젊은이의 창업과 사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 한해 이 사업을 미래기획위에서 적극적으로 펼쳐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K팝이 자생적으로 태생해 큰 인기를 구가한 것처럼, 젊은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 간 대결구도가 개별기업 경쟁에서 생태계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더 이상 삼성, LG만 잘해서 되는 때가 아니다”라며 “주변 중소기업, 젊은이의 아이디어·기술을 묶어서 전반적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번 CES에서 삼성 모션인식 TV를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전시회와 비교, 삼성과 LG의 혁신과 변화가 두드러진다”며 “디바이스 경쟁력 이외에 콘텐츠, 소프트웨어, 이용자경험(UX)에서 큰 개선이 나타난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곽 위원장은 △시스템반도체 △콘텐츠·소프트웨어 △바이오가 미래 대한민국 3대 신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시스템반도체는 이제 가전제품과 자동차까지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는 부족하지만 우리가 빨리 따라 잡아야할 분야로 꼽았다. 고령화시대가 오면서 IT와 BT가 결합한 바이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스마트시대를 맞아 기업 간 결합이 많아지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물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벌이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중심을 잘 잡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CES 전시회 방문에 앞서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현지 기업인을 만나 소프트웨어와 기술동향을 듣고,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현지 시스템도 돌아봤다. CES에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 국내외 기업인과 많은 미팅을 가졌다.
그는 이후 LA로 이동한다. 글로벌 콘텐츠 전문기업 드림웍스를 방문해 콘텐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재미 한국인 기업가와 만나 국내 젊은이들에게 교훈이 될 이야기도 듣겠다고 했다. 그는 “재미 기업인이 국내 젊은이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여러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 양복을 입었지만 그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많은 것들을 보겠다”는 취지라며 웃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