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형 터치가 부상하면서 새해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이 제2 라운드에 접어들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타고 급성장한 TSP 시장이 일체형 터치를 계기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필름 타입 제품에 집중해 온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일체형 터치 양산을 서둘러 준비한 업체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에스맥·일진디스플레이·이엘케이 등 국내 선두 TSP 업체는 필름 전극 타입(GFF) 제품을 주로 생산하면서 연 매출 3000억~40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새해 일체형 터치가 시장에서 주류로 부상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모토로라에 GFF 방식의 TSP를 공급해온 이엘케이는 생산라인을 전환하지 못하면 대형 고객사를 잃을 처지다. 모토로라가 새롭게 선보일 6종의 신규 모델에 모두 일체형 TSP를 적용하기로 한 탓이다.
문제는 필름 타입 TSP와 일체형 TSP의 생산 기술이 달라 조기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다. 필름 타입 TSP 업계는 통상 유리 공정 기술이 취약해 일체형 터치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일체형 터치는 필름 타입 TSP와 비교해 신규 설비 투자 규모도 막대하다.
반면에 미리 일체형 터치 투자를 진행한 삼성광통신·멜파스 등은 새해 TSP 시장에서 기선을 잡을 수 있는 호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체형 터치에 가장 적극적인 삼성전자 협력사로서 이점도 활용할 수 있다.
일체형 터치가 스마트폰 시장에 확산되면 윈텍·신텍 등 대만 TSP 업체들도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업체들은 이미 LG전자·모토로라 등에 유리 타입 TSP(GG)를 공급한 경험이 있어 품질 수준만 조기에 맞춘다면 G2 시장 진입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만 업체들도 아직은 G2 방식 TSP의 양산 수율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P 업계 한 전문가는 “필름 타입 TSP는 저가 터치폰을 중심으로 채택되는 추세여서 국내 TSP업체들이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경우 가격 경쟁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셀 타입 등 대만 업체들이 취약한 기술 방식을 중심으로 서둘러 시장 변화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은 104억20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76%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