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자주 듣게 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여러 가지 일도 있었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뜻이다.
올 한 해도 이슈가 많았다.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창의성의 상징이던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등졌다. 스마트폰 대전이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애플과 세계 곳곳에서 소송을 벌였다. 차세대 이동통신 LTE는 우리 일상으로 들어왔다. 일본은 대지진 피해를 겪었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올해 운명을 달리했다.
해마다 일이 더 많아지고 처리할 난관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정보유통 속도가 빨라지고 모든 부문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신경쓸 부분이 많아진 탓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도 이제는 우리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영향을 준다.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도 유럽의 재정위기는 우리 경제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관여할 일이, 주목해야 할 변수가 많아진 시대다.
이틀 후면 새해가 열린다. 주변 경제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00을 한참 밑돌고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도 있다. 총선과 대선이 열리는 ‘정치의 해’가 되면서 경제 부분에 대한 상대적 관심 저하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2012년도 분명히 다사다난할 것이다.
그렇다고 걱정만 할 것은 아니다. ‘의지’라는 부분은 항상 작동해왔다. 경기가 어려워도 고성장하는 회사가 있고, 남들이 위기라고 허우적댈 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멋지게 턴어라운드하는 기업가도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가 위축될 때 선제적 투자로 주도권을 잡으며 성공해온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대비해 조직과 경영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새해 닥칠 여러 변수를 가정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하다. 주변 사람과 새 기운을 함께 다지는 것도 의미 있는 연말 작업이다.
임진년에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 더 많았으면 한다. 내년 이맘때 ‘올 한 해는 다사다락(多事多樂(즐거울 락))했다’는 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가전유통팀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