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뿌리 명가 발굴 사업이 시작부터 모양새를 구겼다. 선정 자격을 갑자기 취소하고 선정 대상 기업도 2곳에 불과해 당초 목표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열처리·표면처리 등 산업 저변확대와 기반 확충 향상에 공헌한 가업 승계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8일 양재 엘타워에서 ‘2011 뿌리산업 가업승계 우수기업 표창장 수여식’을 개최하면서 뿌리명가 선정식도 병행하려 했으나 뒤늦게 이를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뿌리산업 진흥법 시행일(2012년 1월 26일) 이전에 뿌리 명가를 지정하면 선정에 대한 법적 실효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당초 명가기업으로 통보받은 정밀금형업체 진영정기와 주물업체 대한주물공업은 가업승계 우수기업으로 인정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진영전기는 대통령 표창을, 대한주물공업은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또, 단체·학계 등으로 구성한 명가선정위원회를 통해 매년 5개 내외 업체를 명가기업으로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2곳을 선정했다가 이마저도 취소, 정책시행이 초반 매끄럽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지경부가 연내 뿌리 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뿌리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겠다는 의욕이 지나치게 앞선 탓에 세부 절차를 간과한 채 무리하게 일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김현철 철강화학과 과장은 “새해부터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뿌리산업 가업승계기업 중 명가를 선정·포상할 계획이고 진영전기·대한주물공업은 내년 명가후보기업군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뿌리 명가기업으로 선정되면 정부 R&D 사업 참여시 우대, 협동화 정책 자금 우선 지원 등 기업 활동 지원을 받는다. 또, 뿌리기업 명가가 아닌 기업이 뿌리기업 명가 또는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면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