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현장] "엄마를 대신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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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모노소프 맘인벤티드 운영자가 아동용 소변 조준 페이퍼를 들고 사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맘프러너(Mompreneur)’라는 신조어가 각광받고 있다. 이는 가정에서 어머니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자영업을 하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무실에 출근하기보다는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로서 책임을 지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한다.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트렌드다. 기존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탈피해 인터넷으로 집에서도 쇼핑몰 운영과 같은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게 돼 가능해진 일이다.

 맘프러너의 시조는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이견 없이 ‘맘인벤티드(www.mom-invented.com)’ 사이트 운영자 타마라 모노소프 CEO를 꼽는다. 그는 8년 전 아이들이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할 때 제대로 찢지 못하는 것을 보고 플라스틱을 이용해 간단한 발명품을 고안해냈다. 휴지가 세 칸 이상 넘어갈 경우 자동으로 잘라주는 기기였는데 당시 그는 이를 어떻게 상업화할지 몰랐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이 발달하면서 3년 전, 그녀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많은 발명품을 내놨는데 ‘엄마를 대신해주는 IT 도구들’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에 맘프러너와 맘인벤터스(Mom inventors, 엄마 발명가)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29만개의 결과가 올라온다. 그만큼 아이들을 누구보다 생각하는 ‘엄마’의 눈으로 IT 기기를 발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를 상업화해 돈을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시작이다. 포털 사이트뿐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이 커지면서 굳이 사이트를 만들지 않고 입소문만으로도 제품 판매와 구입이 가능하다. 실제로 타마라 모노소프 트위터 팔로어는 6000명이 넘었다.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2만여명에 육박한다.

 모노소프 CEO는 “엄마란 늘 피곤할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의 뒤치닥거리를 해주다보면 쉽게 지치게 마련이죠. 엄마들은 늘 ‘날 도와줄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고안해낸 사이트가 맘인벤티드입니다. 힘들 땐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죠. 최근에는 사람들이 올린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기도 합니다. 어려울수록 힘을 합쳐야 하니까요.”

 그의 성공 뒤에는 든든한 남편이 있다. 남편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근무하는데 회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맘인벤터스 사이트 개편이나 보수를 도맡는다. 여덟 살, 열 살 아이들을 재운 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것도 남편의 몫이다. 린제이 차베스 마케팅 코디네이터 애널리스트는 “모든 엄마들의 성공 뒤에는 든든한 가족들의 후원이 있었다”며 “이런 기조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노소프 CEO는 맘인벤터스 사이트 중국어 버전을 개발, 향후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음료수 캔을 딸 때 손을 베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기구를 개발해 특허 출원을 하고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 공장과 계약할 때 16달러였던 원가가 중국 공장에서는 5.85달러에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기반으로 중국 내에서도 유통 체인을 뚫어 상품화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맘프러너로 시작해 글로벌 IT 기업가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뉴욕(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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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모노소프 맘인베티드 운영자는 아동용 소변 조준 페이퍼를 들고 사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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