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당초 ‘1등 LTE’라는 목표를 내세울 때만 해도 단순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미 LTE만큼은 1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을 위협할 정도로 강한 모습이다. LG유플러스가 LTE 분야에서 앞서나간 원동력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 LG유플러스 ‘1등 LTE’ 전략의 구심점인 네트워크 부문 경쟁력을 들여다봤다.
날씨가 제법 추워진 지난 16일 서울역 인근 LG유플러스 본사. 20층에 마련된 회의실에 LG유플러스 LTE 전국망 구축 작업을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다섯 사람이 모였다.
개발 파트의 김대희 액세스망개발팀장, 현장 구축업무를 담당한 이형민 강남ENG팀 차장·김종철 중앙NW팀 차장·윤오한 중부ENG팀 차장, 마지막으로 상암센터에서 운영업무를 맡고 있는 천우찬 상암코어망운영팀 과장이다.
다섯 사람은 LG유플러스가 새해 3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LTE 전국망 구축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담당 업무와 직급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1등 LTE’를 이뤄내기 위해 휴일까지 반납하며 망 구축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월화수목금금금’=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첫 LTE 서비스 개시 이후 열 달 만인 새해 3월까지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당초 새해 상반기까지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LTE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석 달가량 앞당겼다. 자연스레 네트워크 구축 현장은 전시체제로 전환됐다.
서울 강남과 인천, 부천 지역 등을 관장하는 이형민 차장은 “서비스 초기에는 LTE 인지도가 낮아 민원이 별로 없었는데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건물주로부터 ‘우리 건물에 먼저 LTE 설비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고객에게 더 빨리 좋은 품질의 LT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차장은 LTE 망 구축이 본격화된 이후 추석 하루만 쉬고 계속 근무하는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귀띔했다.
천우찬 과장도 고민이 많다. 그는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LTE망에서 오가는 데이터 양도 급증하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운용대책을 세울지 분석하고, 또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LTE 시스템 개발·공급업무를 담당하는 김대희 팀장은 이들보다 앞서 전시체제에 돌입한 경우다. 김 팀장은 지난해부터 통신장비 업체를 대상으로 LTE 시스템 공급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업체를 선정하자마자 그 다음달 바로 테스트작업에 착수했다.
LG유플러스가 사용한 800㎒ 주파수가 상용시점(2011년 7월) 이전까지는 SK텔레콤 소유여서 테스트 작업도 쉽지 않았다. 김 팀장은 “매일 밤에 테스트작업을 하다 보니 현장 직원들은 낮과 밤이 뒤바뀐 채 생활해야 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1등 LTE’ 자부심=업무량이 늘었지만 다섯 사람 모두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바로 LTE 시장을 한 발 앞서 선도한다는 ‘1등 LTE’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윤오한 차장은 “처음에 LTE 설비를 구축할 때만 해도 직원들 사이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테스트를 해보며 3G 대비 월등한 속도의 서비스가 확인되자 자신감과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LTE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영진 선택이 옳았다”며 “계속 앞서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대희 팀장은 “세계적으로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LTE 전국망을 먼저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하지만 해외 시스템업체로부터 우리 사례를 케이스스터디 형태로 다른 나라에 알려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형민 차장은 “처음에 고생할 때는 주변에서 의아하게 보는 시선을 부담스럽게 느꼈지만 최근에는 1등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있게 답한다”고 전했다.
◇새해에도 ‘1등 LTE’ 총력=다섯 명 모두 1등 LTE의 첫발을 내디뎠을 뿐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해 3월 전국망 완료, 하반기 LTE 기반 모바일인터넷전화(VoLTE) 서비스를 선보일 때까지 계속 전력투구하겠다는 각오다.
백홀 전송망 구축을 담당하는 김종철 차장은 “신규로 망을 늘리다 보니 간혹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업그레이드 작업을 계속 진행해 고품질 LTE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김 차장은 “단순히 1등, 2등을 넘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료 직원 모두 최선의 결과를 거두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차장은 LG유플러스 직원들뿐만 아니라 협력사, 가족 등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에 LTE 전국망 구축을 서두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자기 회사 일처럼 적극적으로 임해준 관계사 직원들, 옆에서 응원해준 가족들 모두 1등 LTE의 공로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천우찬 과장은 “코어망 업무는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중요성이 더 커진다”며 “LTE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원활한 전국망 구축을 위한 작은 소망도 하나 더했다. 강원도 지역 업무를 담당하는 윤오한 차장은 “외부 설치작업은 날씨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올겨울엔 눈이 조금만 내리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