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읽어주는 남자] 보표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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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표무적

 -장영훈 지음, 청어람 펴냄

 

 가까운 20대 후배에게 “남자들의 로망은 뭘까?”하고 물어봤습니다. 이 친구 “남이 우러러 보는 지위, 좋은 차, 젊고 예쁜 여자”라 하더라고요.

 모든 젊은 남성이 이런 꿈을 꾸는 건 아니겠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그 하나일 가능성은 높겠지요. 무협소설은 무공이 주무대 장치가 되는 만큼 아무래도 사랑은 뒷전입니다. 남성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서브 모티프 정도일 때가 많죠.

 한데 이게 문제였습니다. 이른바 ‘박스 무협’이라 해서 초기 국내 작가들의 무협에선 대리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지 소설에 등장하는 미녀들은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주인공에게 빠져드는 걸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아니면 못된 인간들이 음약이란 걸 사용해서 부득이하게 주인공이 몸을 ‘던져’ 생명을 구해주는 상황이 빚어지죠.

 이러다 보니 읽는 이가 낯을 붉힐 장면이 가득한 ‘빨간 책’이 되거나 주인공이 다섯 손가락이 넘는 연인을 거느리는 걸로 결말이 나는 ‘작품’이 수두룩했습니다. 이는 무협소설 이미지가 나빠진 원인의 하나가 되기도 했죠. 물론이고 ‘표류공주’처럼 절절한 사랑을 그려내 온라인에서 ‘신화’가 된 소설도 있고, ‘호위무사’처럼 지극한 사랑과 무협의 세계를 녹여내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에 수출된 작품도 있긴 합니다. 그러니 대체로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형임을 주목해 주기 바랍니다.)

 요즘 나오는 무협소설들은 좀 다릅니다. 제대로 러브 라인이 형성되고, 나름의 개연성도 있는 작품이 적지 않습니다. 이 작품도 그 중 하나입니다. 보표란 요즘으로 치면 경호원이라 할 수 있는데 무림맹주의 보표였던 우이가 주인공입니다. 은퇴를 선언한 우이가 영춘객잔의 일꾼으로 들어가 만난 아영과 우이의 부하였던 소향이 만드는 삼각관계를 비롯해 사랑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소설은 무림맹주 구양호의 개혁과 평화 추구, 신입 보표 담린과 친구들의 성장도 또 다른 축을 이루면서 읽는 맛을 주지만 역시 이 소설의 메인 테마는 인간애, 사랑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며 읽어도 색다르게 읽힙니다.) 공모에 응하느라 열흘 만에 200자 원고지 1000매를 썼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재미와 감동이 상당한 수작입니다. 무협소설에 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거나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강추입니다.

 

 * 책 속의 한 문장: 그들(무림맹주) 모두 정의와 강호평화를 외치며 임기를 시작했지만 언제나 결과는 비슷했다. 부정부패에 연루되거나 혹은 자파나 출신지역의 편중 인사 등으로 비난을 받았다. 소신껏 일을 추진해 가려 해도 구파 일방과 사대세가의 견제와 반대 세력의 방해공작으로 처음의 의지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료제공:메키아 http://www.mek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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