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제품 유통점 베스트바이의 순이익이 30%가량 급감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최대 쇼핑 대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실적이라 IT업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4일 베스트바이는 지난 3분기(9~11월) 순이익이 1억5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1700만달러보다 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억28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3% 줄었다.
베스트바이 실적 공개는 미 상무부가 1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10월 증가율과 시장 전문가들 예측치인 0.6%에도 못 미치며 최근 5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베스트바이는 이 기간 동안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라는 큰 대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급감했을 뿐 아니라 월마트, 타겟 등 주요 할인점들에 시장점유율을 상당 부분 내줬다. 주력 제품인 TV와 PC에 대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크게 못 본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바이 측은 “2000달러에 달하는 비싼 TV보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 많이 팔렸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08년 미국 2위 전자제품 유통업체였던 써킷시티가 파산한 후 베스트바이는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등 전자제품 전문점의 ‘큰 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이번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전자 유통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조 펠드먼 텔시어드바이저리그룹 애널리스트는 “베스트바이의 미국 사업 실적은 매우 절망적”이라며 “소비자들은 아마존닷컴, 월마트로 갔다”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