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자책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점점 세를 늘려가고 있는 스마트패드 갤럭시탭을 통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출시한 갤럭시탭 8.9 LTE 모델에 업그레이드된 리더스허브 서비스를 탑재했다. 새로운 리더스허브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전자책 스토어 ‘딜라이트북스’가 실렸다. 직접 전자책 콘텐츠 유통에 뛰어든 것이다.
그동안은 사용자 편의를 위해 ‘교보 이리더’ 애플리케이션과 조선일보 ‘텍스토어’ 등 외부 스토어를 한데 모아놓은 리더스허브 서비스만 제공해왔다.
삼성전자로선 두 번째 도전이다. 2009년 7월 교보문고와 제휴해 내놓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 ‘파피루스(SNE-50)’는 가격 경쟁력 부족과 스마트패드 시장의 급성장으로 1년 만에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그 1년여 뒤인 올해 11월 교보는 퀄컴과 손잡고 미라솔 디스플레이 기술을 탑재한 전용 단말기 ‘교보 이리더’를 내놨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교보 이리더’ 단말기는 갤럭시탭과 시장이 일정 부분 겹친다”며 “삼성전자가 자체 수급 콘텐츠를 빠르게 늘려 리더스허브에 딜라이트북스를 메인 스토어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직은 리더스허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자책 11만권 중 대부분을 교보 이리더와 텍스토어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스24·인터파크 등 출판 전문 유통기업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어 자체 스토어 콘텐츠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출시돼 연내 500만대 이상 판매를 바라보며 단숨에 갤럭시탭을 스마트패드 시장 3위로 밀어낸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킨들 파이어 출시 후 스마트패드 시장은 기기 성능보다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킨들 파이어가 잦은 성능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건 결국 방대한 콘텐츠 덕분”이라며 “삼성전자도 전자책 콘텐츠 유통에 본격 진출하면서 두 기업 간 스마트패드 2위 대결도 볼만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업그레이드된 리더스허브에는 딜라이트북스 외에도 △멀티미디어 전자책 △나만의 맞춤형 책장 △강화된 검색 기능 등을 지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갤럭시탭 8.9 와이파이 버전과 갤럭시탭 10.1 리더스허브도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박동욱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상무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리더스허브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삼성전자 전자책 사업 일지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