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현재 워싱턴 어코드 등 다양한 공학인증 국제협의체에 가입해 있어 전반적인 프로그램 운영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학교육 인증을 통한 글로벌 공학인재 보증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학인증 활성화는 요원하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파악하고 있는 현 인증제의 문제점은 크게 △인증 실효성 미미 △인증 참여 저조 △제대로 된 설계교육 수행의 어려움 등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증 실효성을 일선 학생들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공학인증 프로그램 졸업생 대기업 취업률이 비인증 졸업생 취업률보다 높고 현장에서도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인증 활성화를 위해선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더 큰 당근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선 학생들의 불만 중 하나는 공학교육 인증이 자격증 제도와 연계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영국, 뉴질랜드, 홍콩, 남아공 등 워싱턴 어코드 회원국들은 자국 내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졸업자에게만 기술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인증과 상관없이 기술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강상희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연구원은 “현재 공학인증이 기술사 자격 취득 기본 요건으로 지정돼지 않아 학생 유인 효과가 작다”며 “미국과의 FTA 체결로 국가 기술사 인정기준 차이가 문제가 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공학인증에 참가하는 대학들의 교과과정 운영도 문제다. 인증 참여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인증 참여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본인 선택에 따라 인증과 비인증 프로그램으로 학점을 설계할 수 있다. 반대로 외국 대학은 해당 학과가 공학인증 참여를 결정하면 예외 없이 모든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한다.
강 연구원은 “공학교육 인증의 자율권을 부여하다 보니 학생들이 아무래도 좀 더 편한 비인증 과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학계열 졸업생 중 인증프로그램 졸업생 비율은 2008년 3.77%, 2009년 8.32%, 2010년 13.50%에 머물러 있다.
공학인증 주요 과목 중 하나인 설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다. 설계교육은 공학인증이 시작된 2001년 도입돼 아직 그 역사가 짧아 적절한 교육을 위한 인력과 기준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관계자는 “설계교육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관계자 대상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며 “캡스톤디자인경진대회 개최 등으로 설계교육의 미비점 보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표]연도별 인증 졸업생 비율
(자료:한국공학교육인증원)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