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도전의 30년사 다시쓴다]<3>공기업 해외자원개발 사업 현황-석유공사

 ‘2009년 이후 M&A 6건 성공, 올해 상반기 24개국 209개 유전 탐사·개발, 일일생산량 21만7000배럴, 55개 유전서 원유생산’

 현재 한국석유공사(KNOC)의 자원개발 성적표다.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후발주자임을 감안하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자원빈국이자 세계 9위 석유 소비국인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들어 해외자원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석유공사가 있다.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핵심전략은 대형화로 요약된다. 지난 3년간 몸집을 많이 불렸다. 해외 광구 지분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석유회사 인수합병(M&A)에도 세계 어느 기업보다 적극적이다. 공사는 ‘지역 메이저급 성장’과 ‘자생력 확보’의 기준으로 판단되는 일일생산 30만배럴, 보유 매장량 20억배럴을 2012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래서 슬로건이 ‘그레이트(GREAT KNOC 3020’이다.

 ◇규모의 대형화가 열쇠=2008년 6월 ‘석유공사 대형화’ 정책 수립 당시, 보유 매장량은 5억4000만배럴, 생산량은 5만배럴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말 매장량은 13억4000만배럴로 급증했으며 생산량은 21억7000만배럴을 넘어서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공사는 2009년 이후 대형 M&A 및 지분인수 6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영국의 다나 페트롤리엄을 인수하면서 최초로 두 자리 수 자주개발률을 달성했다. 다나 인수는 국내 공기업 처음으로 해외기업 적대적 M&A로 진행됐으며 금융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중국·인도 등 세계 국영석유기업과의 석유개발사업에서 큰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석유공사는 향후 생산광구 매입과 기업인수를 2012년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생산량 및 기술인력의 조기 확보, 자금능력 등 여건을 고려해 대형화 사업을 조기에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올해 탐사성공률 향상과 피인수기업에 대한 인수 후 통합작업 성공을 통해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오일샌드·GTL·가스하이드레이트 등 대체원유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진출해 2020년까지 일일생산 67만배럴 수준의 세계 40위권 석유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광구 인수 시너지 높인다=석유공사는 지난 2008년 3월 미국 멕시코만에 위치한 테일러사의 생산자산인 앙코르 해상광구를 인수한데 이어 이듬해인 2009년 페루 사비아 페루(SAVIA PERU)와 캐나다 하베스트, 카자흐스탄 숨베 등 3건의 대형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특히 국내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할 수 있는 베트남 15-1 광구의 펀드는 국내증시에 상장되어 주식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앙코르는 비교적 안정된 생산 자산으로 매장량(6100만배럴) 확보의 불확실성이 없고 생산물 판매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해 공사의 재무 건전성 제고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사는 페루 사비아 인수로 1개 생산광구, 탐사자원량 7억2000만배럴의 10개 탐사광구의 지분 50% 확보했다. 1개 생산광구에서는 일일 생산량 1만배럴의 원유를 뽑아 올려 자주개발률 0.3%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 앙코르나 페루 사비아 생산광구 인수는 국영 석유회사나 석유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외국기업 M&A라는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자원개발의 경험을 얻었다는데 의미가 컸다. 이들 광구는 지난해 6월 현지 정부가 광권계약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생산량 확대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캐나다 하베스트 광구는 매장량 2억배럴, 일일생산 5300만배럴의 석유·가스를 쏟아내고 있어 지난 2009년 국가 자주개발률 9%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오일샌드·석탄층 메탄가스(CBM) 개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공사가 추진 중인 캐나다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2억3000만배럴)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하베스트 인수는 북미 석유개발 사업의 중심지인 캐나다 캘거리에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해외유전 매입 및 M&A 추진에도 가속도가 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 3월 미국 아나다코 지분과 카자흐스탄 알티우스를 인수했다. 두 건의 자산 인수로 우리나라는 매장량 1억7000만배럴과 일일생산량 1만6500배럴을 추가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이 약 0.5%p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공사는 올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10억배럴 규모의 생산유전 참여를 논의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5억7000만배럴 규모의 3개 광구에 참여를 논의하는 유전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70년 넘게 미국·영국 등 소수의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지배해온 ‘석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이다.

 

 <표> 한국석유공사 해외기업 M&A 현황

자료: 한국석유공사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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