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시간 1만배 늘린 메모리 소자 개발…KAIST 조병진 교수팀 `그래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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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 메모리 반도체에 그래핀 전극을 도입한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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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전극을 기존 금속물질에서 나노물질인 그래핀으로 대체하면 데이터 보존시간이 1만배 가량 늘어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그래핀을 사용하면 20나노급 이하 미세공정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조병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이 반도체 금속 전극을 그래핀으로 대체하면 플래시 메모리 소자 성능과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조 교수 연구팀은 그래픽을 적용한 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 보존시간이 기존 8시간에서 약 8만시간으로 늘어나 1만배 가량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기록과 삭제시 가하는 전압차도 기존 10볼트에서 17볼트로 확대돼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저장 시간과 신뢰성이 향상되는 것은 탄소 원자 1개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을 반도체 전극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핀에 전기를 가하면 하부의 실리콘층에서 전자가 튀어나와 부도체인 질화실리콘에 이를 저장하는 ‘전하포획(Charge Trap)’ 방식으로 정보가 저장된다.

 조 교수는 “기업들이 이전부터 전하포획 방식을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성능을 구현하지 못했다”며 “전극 물질을 그래핀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물리적 한계로 일컫는 20나노급 이하 미세공정 전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핀 전극을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같은 비메모리반도체에 적용해도 신뢰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그래핀을 전극으로 사용하면 누설전류가 줄어들어 반도체 신뢰성이 높아지고 수명은 길어진다”며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자동차용이나 군사, 의료용 반도체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크게 변화하지 않아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비용이나 개발시간 등의 제약이 낮다는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조 교수는 반도체 기업이 그래핀 전극을 적용하면 1년내에 상용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 전극 대체 방식에 대한 국내 특허를 획득했으며 미국 특허는 현재 진행 중이다. 그는 “그래핀은 두께가 얇아 전극 이후의 공정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금속전극에 비해 재료 비용도 낮아 전체 생산 비용도 저렴하다”며 “그래핀 대량 양산이 쉽지 않지만 대형화 등에 우리기업이 앞서있어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지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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