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글로벌 반도체장비시장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침체한 시장 분위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데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생산시설 확충보다는 기존 라인의 공정개선을 통한 기술 변화 관련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특화된 반도체장비는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태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시장이 침체하겠지만 기술변화에 맞게 특화된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와 시스템LSI 라인 증설 관련 장비업체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원익IPS다.
메모리 반도체 장비 업체인 삼성전자의 16라인 투자가 3분의 1 수준에 그쳐 내년 나머지 투자가 예상된다.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매각 이슈가 정리되면 규모 확대를 위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원익IPS는 내년 3월부터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5.5세대용 드라이에처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중인 OLED용 증착장비 및 봉지장비 납품이 가능해질 경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내년 삼성전자 시스템LSI 투자확대 등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최근 주식도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10월초까지 6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9200원까지 치솟았다.
실적도 긍정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101억9600만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98%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68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1% 감소했지만 당기순익은 75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02.7% 증가했다. 낸드와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장비를 핵심으로 한 아토와 평판디스플레이(FPD)·메모리 반도체 장비 업체인 IPS의 보완적인 합병이 시너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회사 상장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자회사인 원익머트리얼즈가 상장을 앞뒀기 때문이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 666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올렸다. 특히 원익머트리얼즈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12% 증가한 800억원, 1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익IPS는 원익머트리얼즈 지분 288만주(지분율 70%)를 보유하고 있다. 원익IPS가 보유한 원익머트리얼즈 지분 평균매입단가는 3477원으로, 공모가가 밴드 하단인 2만 8000원일 경우 원인IPS는 약 700억원가량 이익을 얻게 된다.
<표>원익IPS 4주간 주가추이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