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잘못이 어디 과기 · 정통 없앤 것뿐인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옛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통폐합하고 해체한 게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어제 한국엔지니어클럽 초청 강연에서다. 홍 대표는 내년 대선 과정에서 반드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나마 잘못을 시인해 다행이지만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

 한 여교수가 홍 대표에게 한 말이 이를 압축했다. “정권이 과기부 없어진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잃어버린 과학기술 5년’이라는 오명이 남지 않을까 싶다” 과학기술인과 정보통신인들이 그간 얼마나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했던가.

 교육부와 통합한 과학기술 정책은 입시 정책에 밀려나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한다. 정보통신부 기능을 분산 승계한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진흥 기능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심지어 문화부는 게임 산업 정책에서 여성가족부에 ‘셧다운’됐다.

 어디 이 뿐인가. 금융정책은 기획재정부(국제), 금융위원회(국내)로 나뉘어 손발이 안 맞는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3원 체제도 정상은 아니다. 해양 정책은 해양수산부 해체로 실종됐다.

 홍 대표는 차기 대선 때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잘못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고치는 게 정상이다. 임기 말 정부 조직개편이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도 논의만큼은 할 수 있지 않은가. 과학기술, ICT와 같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덜한 정책부처는 따로 먼저 할 수도 있다. 대선과 상관 없이 여야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대통령이 결심하면 임기 말이라도 가능하다. 몇 개월 걸리지 않는가. 이런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분노한 과학기술인들이 모인 자리인지라 여당 대표가 잘못을 인정하고 넘어가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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