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홈쇼핑 발전사는 TV홈쇼핑을 처음으로 소개한 주인공이자 시장점유율 1위 기업 GS샵(대표 허태수) 성장사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2001년 업계 최초로 취급액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취급액 2조원이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걸으며 홈쇼핑사에 기념비적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다.
GS샵은 2009년 TV와 인터넷·카탈로그·모바일·T커머스 등 모든 온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통합브랜드 ‘GS샵’을 출시하며 홈쇼핑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 강화, 해외 사업 확대, 모바일 등 뉴미디어로 채널 확장 등 ‘3원 전략’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TV·인터넷·모바일로 이어지는 통합마케팅
국내시장에서 날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쇼핑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23일 GS샵은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디앤샵을 흡수 통합하는 소규모 합병을 전격 결의했다.
지난해 20.4% 성장한데 이어 올해 19.4% 성장이 예상되는 인터넷쇼핑 시장에 대응하고 마켓 파워를 키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TV쇼핑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쇼핑을 복수 주력사업으로 삼는 체질 개선 전략인 것이다.
지난해 GS샵 인터넷 쇼핑몰은 취급액은 7080억원으로 인터넷 종합쇼핑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취급액 1282억원을 기록한 디앤샵을 합하면 8362억원으로 GS샵 전사 취급액 중 인터넷부문 비중은 31.8%에서 35.5%로 높아지게 된다.
합병 후에도 디앤샵은 25~35세 젊은 여성 고객층을 공략하는 라이프 스타일 전문 쇼핑몰로 GS샵 인터넷쇼핑몰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그러나 TV, 인터넷, 카탈로그,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GS샵이 펼치고 있는 ‘통합소싱-멀티판매-통합프로모션’ 통합마케팅은 공유하게 된다. GS샵은 이러한 통합마케팅 전략으로 홈쇼핑 중 최초로 인터넷부문 취급액 1조원을 돌파할 계획이다.
GS샵은 9월 콘텐츠와 고객맞춤 기능이 대폭 강화된 스마트기기용 쇼핑 애플리케이션 ‘GS샵 모바일 2.0’을 선보이며 뉴미디어 채널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GS샵 모바일 쇼핑은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도 8월 매출이 1월 매출 대비 320% 증가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사업 박차
GS샵은 지난달 5일 태국에서 24시간 홈쇼핑 채널 ‘트루 셀렉트’ 방송을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만들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한 것이다.
GS샵과 태국 현지 업체가 합작해 만든 ‘트루GS’가 송출하는 이 방송은 방콕을 포함한 수도권과 북부 치앙마이, 동북부 우돈타니, 남부 수랏타니 등 태국 전역 700만 가구가 시청할 수 있다. 한국 기업형 유통이 태국 시장에 진입한 것은 GS샵이 처음이다.
허태수 GS샵 사장은 이날 방콕 밀레니엄 호텔에서 열린 트루GS 개국식에서 “세계적인 노하우를 자랑하는 한국 홈쇼핑 문화를 태국에도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트루GS를 통해 동남아시아 한류 열풍이 한국 우수 중소기업 제품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루GS는 한국과 태국 합작회사다. GS샵이 35% 지분을 소유했다. 현지 미디어기업 트루비전이 45%, 유통기업 더몰그룹이 10%, 편의점 기업 CP올이 10%를 투자했다. 태국인 대부분은 택배를 편의점에서 수령한다는 점에 착안해 편의점 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트루GS가 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류다. 태국에 부는 한류 바람은 생각보다 거세다. 개국식에서 한복과 태극기가 물결을 이뤘다. 개국 방송에서도 한국 홈쇼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다수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한국 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끈 제품’이라고 말하는 게 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하고 있다.
트루GS는 GS샵에서 검증 받은 한국 우수 중소기업 제품과 글로벌 브랜드상품, 현지 인기상품을 중심으로 상품군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GS샵은 2009년 11월에는 국내 홈쇼핑 사업자 최초로 인도 시장에도 진출했다. GS샵이 3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 ‘홈샵18’은 인도 최초 24시간 홈쇼핑 채널이다. 뉴델리와 뭄바이, 하이더라바드, 뱅갈로르 등 주요 도시와 인도 전역 2500만 가구가 시청할 수 있다.
인도 진출은 12억 인구라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거대시장에 탄탄한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인도는 할인점, 슈퍼와 같은 현대화된 기업형 소매업이 최근 5년 간 연 30%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소매시장 90%는 소규모 소매업 형태여서 기업형 소매업 발전 잠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유명 대형마트 ‘CP로터스(CP Lotus)’에 전용 매장을 열고 GS샵에서 검증된 인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GS샵은 현재 상하이 4개 CP로터스 점포에 GS샵 특화매장을 마련하고 클로켄 밀폐용기·네오플램 프라이팬·예닮 밀폐용기·한경희 스팀다리미·코멕스 물병&파티컴·스트롬 후라이팬 등 총 8개 브랜드 50여종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CP로터스는 중국 전역에 총 4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 기준 취급액 1조7000억원을 기록한 대형마트다. GS샵과 제휴를 통해 화장품, 패션, 침구 등 부족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난 GS샵 상품을 통해 CP로터스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