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대란으로 SSD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HDD 가격 상승에도 SSD와 가격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PC 생산 차질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SSD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이번 홍수로 올 4분기까지 생산되는 노트북PC는 기존 HDD 재고분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HDD 설비가 복구되기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돼 내년 1분기에는 노트북 생산에 영향이 생기고 내년 2분기부터는 노트북 제조사들이 SSD와 같은 하드디스크 대체품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대체는 가능하지만 가격 차이가 워낙 커, 수요가 확대되는 내후년 SSD가 주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HDD를 SSD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PC 설계를 바꿔야 해 최소 2~3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도 문제다.
전동수 삼성전자 부품사업(DS)총괄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태국 홍수 이후 SSD 주문이 늘어났다”며 “PC기업들이 SSD가 장착된 하이엔드 PC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HDD와 SSD 원가 차이가 155달러에 달해 수요가 따라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반 소매 시장에서도 가격 차이는 여전하다. 태국 홍수 이전에는 4만~5만원에 판매되던 HDD 인기모델인 500GB 제품이 최근에는 13만원까지 상승했다. 모델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에 반해 비교적 용량이 큰 120GB SSD 제품 가격이 20만원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용량을 놓고 비교할 경우 10배 가까운 가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HDD 수요가 SSD로 상당부분 이전될 경우 생산 확대로 단가가 인하되면서 SSD가 예상밖으로 빨리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PC업체가 제품 생산을 위해 SSD를 채택하고 소비자가 이 가격을 받아들이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생산량이 늘면서 SSD 대중화시대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완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SSD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0~20% 수준까지 올라선다면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SSD 점유율은 낸드플래시 시장의 5%에 불과하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