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에서 시작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은 미국의 최대 성수기다. 작은 선물이라도 이웃과 꼭 나눠야하는 풍습을 겨냥, 유통업체들이 폭탄 세일 행사를 벌이면서 연간 매출의 30~40%에 달하는 구매가 이 시기에 이뤄진다. 쇼핑객들은 더 싸게 구매하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새벽에는 할인점 앞에 장사진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스마트폰, 노트북PC, 전자책단말기 등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연말 쇼핑 풍속도도 사뭇 달라졌다. 디지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이른바 ‘내려받는 선물(downloadable gift)’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AP는 올 연말 쇼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만한 ‘내려받는 선물’들을 소개, 눈길을 끌었다.
◇전자책 콘텐츠를 선물로 보내기=베스트셀러를 사기 위해 서점을 들러야했던 모습은 기억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닷컴의 ‘킨들’이나 반스앤드노블의 ‘누크’, 소니의 ‘리더’ 같은 전자책 단말기가 확산되면서 ‘전자책(e-book)’ 콘텐츠가 인기 선물이 됐다.
아마존은 이번 연말시즌을 겨냥해 ‘킨들 전자책’을 대폭 보강했다. 킨들 전자책 스토어에 접속해 ‘선물 보내기(give as a gift)’ 메뉴를 클릭하면 원하는 상대에게 선물이 전달된다. 반스앤드노블과 소니는 기프트카드 또는 이메일로 전자책 콘텐츠를 보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튠스로 음악과 게임 다운로드=아이팟, 아이패드 사용자가 늘면서 애플의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사용하는 기프트카드가 인기다. 애플 웹사이트에서 아이튠스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면 우편으로 원하는 주소로 플라스틱 카드를 배달해준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아이튠스 소프트웨어(SW)를 내려받아 계정을 만들고, 아이튠스 스토어 세션에서 음악 앨범, TV드라마 시리즈, 게임, 애플리케이션 등을 구매해 즐길 수 있다.
◇그루폰, 리빙소셜용 할인쿠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동 구매하는 소셜커머스용 쿠폰도 인기다. 인근의 음식점, 레스토랑, 스파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도 이메일로 받고 첨부된 쿠폰을 인쇄해 해당 점포에서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다. ‘이핏(Yipit)’을 이용하면 이메일로 사용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소셜커머스 공동구매 할인상품 목록을 알려준다. 스마트폰용 앱도 나와 있다.
◇페이스북으로 기프트카드 보내기=미국 소매점 체인인 로드앤드테일러(L&T)는 소셜기프팅이란 실험을 하고 있다. L&T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기프트카드 앱을 설치하는 링크를 클릭한다. 수령자를 고르고 보낼 기프트카드와 분량과 배달 일자를 정한다. 비용을 지불한 후 추가로 비용을 기부할 사람을 페이스북에서 부른다. 이 링크를 트윗 또는 이메일, 페이스북 메시지로 보낼 수 있다. 기프트카드를 스마트폰으로 보내거나, 상품권과 교환할 바코드를 인쇄해도 된다.
이외에도 캉고기프트와 기프틀리는 다양한 제품과 교환하거나 레스토랑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상품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디지털 선물이 만능은 아니다. 트레이시 튜튼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 마케팅 분야 조교수는 “선물을 받을 사람의 취향을 파악하려는 노력도 없이 전했을 경우 감동은커녕 관계 개선에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면서 “애인에게 점수를 따는 데는 잘 포장한 선물을 주는 것이 소셜커머스에서 공동구매한 할인쿠폰을 내미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