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아수스 등 주요 협력사들이 울트라북 생산량을 격감하기로 해 인텔 울트라북 이니셔티브가 난관에 부딪쳤다.
10일(현지시각) 타이완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인텔 울트라북 이니셔티브의 주요 협력사인 에이서와 아수스는 당초 계획보다 40% 이상 감량 생산하기로 했다. 인텔 울트라북 이니셔티브는 애플 맥북에어와 같이 극도로 얇고 가벼운 노트북 ‘울트라북’을 개발, 제조한다는 것으로 지난 7월 발표되었다. 인텔은 울트라북 제조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을 위해 3억달러의 ‘울트라북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서와 아수스는 당초 올 연말까지 각각 30만대 이상의 울트라북을 생산하다는 계획을 변경해 15만대 및 18만대로 낮춰 생산하기로 했다. 디지타임즈는 제조사 관계자의 말을 빌려 윈도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울트라북의 첫 달 판매가 “만족스럽지 않았다(unsatisfactory)”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애플 맥북에어와 비교해 에이서, 아수스의 울트라북은 성능과 디자인 모두에서 더 나은 매력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디지타임즈는 주장했다. 따라서 저조한 판매량은 예상된 결과였으며, 이 제조사 관계자는 2012년 중순경 윈도8 발표 이후 울트라북 판매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텔 이니셔티브에 기반을 둔 울트라북은 애플 맥북에어보다 높은 가격에서 출발한다. 아수스의 초경량 슬림 노트북인 ‘젠북’보다도 가격이 높다. 애플 맥북에어의 경우 999달러에서 시작되는데, 인텔 울트라북은 1200달러부터 가격이 책정된다.
인텔은 울트라북 제조 비용이 높다는 노트북 제조사들의 불만에 참조 자재명세서(Reference BOM)까지 만들어 제공했으나 노트북 제조사들은 인텔이 보다 저렴하게 부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가격 인하를 요구해 왔다. 울트라북 협력 제조사들에 따르면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고 울트라북을 제조하는 데에는 1000달러 가까운 제조 비용이 요구된다.
인텔 울트라북 이니셔티브는 태블릿PC처럼 가볍고 얇은 외형을 유지하되 태블릿PC보다 뛰어난 노트북 본래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블릿PC는 곧 쿼드코어 프로세서도 채택하는 등 성능을 따라잡고 있는 반면, 인텔 울트라북에서 더 높은 가격을 감수할 만큼 성능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제조사들의 고민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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