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모바일용 플래시 포기 선언…`잡스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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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스티브 잡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동영상 기술 표준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던 애플과 어도비 간의 논쟁이 애플의 승리로 끝났다. 어도비가 그간 공급해온 모바일 브라우저용 플래시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플래시 가동을 차단해 온 애플이 이긴 셈이다.

 어도비는 9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모바일용 플래시 플레이어를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모바일 분야에서 HTML5가 대세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백기를 든 것이다.

 마크 개럿 어도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우리가 애플에게 졌다고 말하진 않겠다”며 “우리는 고객들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대니 위노커 어도비 부사장은 “앞으로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 프로그래밍 표준의 최신 버전인 HTML5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어도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의 공개적인 반대 영향이 컸다. 지난해 2월 당시 잡스는 어도비가 발표한 모바일 플래시 계획에 대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플래시는 PC 시대의 기술이다. 모바일 시대는 배터리 소모량이 적고 터치스크린 방식의 사용자 환경과 오픈 웹 표준에 맞는 새 기술이 필요한데 플래시는 여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잡스의 이 같은 비판에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폐쇄된 생태계에서 군림한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도비는 중도하차라는 결정을 내렸다. 시장이 빠르게 HTML5 표준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었던 것. 어도비는 앞으로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 플레이북을 위한 ‘플래시 플레이어 11.1’을 끝으로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이미 공급한 제품에 대한 버그 수정과 보안 업데이트만 지속하기로 했다. 대신 웹 출판과 광고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또 전체 인력의 7.5%인 750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IDC 알 힐와 애널리스트는 “소프트웨어를 소유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어도비는 지금 전환기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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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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