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피해로 일본기업의 ‘부품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붕괴 피해가 본국과 다른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KOTRA가 8일 발표한 ‘태국 홍수로 인한 일본기업의 피해 현황조사’ 자료에 따르면 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조업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지난달 말부터 일본 및 다른 국가 공장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제품과 부품이 다시 일본이나 제3국으로 수출돼 조립, 판매에 사용되는 구조 때문이다. 태국 생산차질이 글로벌 기업 ‘부품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KOTRA는 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은 6000개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자·자동차업계 피해가 특히 큰 것으로 분석했다. 태국에는 NEC, 캐논, 히타치, 니콘, 소니, 파나소닉 등 글로벌 전자업체와 도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등의 자동차 업체가 진출해 있다.
계열을 중시하는 일본기업 특성상 일본 본토에서 다수의 1, 2차 협력업체까지 진출해 현지 산업계 피라미드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기업은 침수가 확산되는 중부지역 공업단지에 많이 입주해 있다. 일본기업이 태국을 선호한 이유는 인건비는 다소 비싸지만 인근 동남아 국가에 비해 전력·도로·항만시설 등 제조 인프라가 잘 정비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본기업들은 태국과 인근 국가 공장에 생산기능을 이전하고, 재고부족이 예상되는 부품은 타 기업 외주 및 해외 조달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침수피해를 입은 현지 공장인력이 일본 내 공장에서 임시로 조업할 수 있도록 비자허가를 내주고 있다.
KOTRA 김성환 일본팀장은 “일본기업들이 3월 대지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예측 불허한 상황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 일본기업이 입주한 주요 태국 공업단지의 침수피해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