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 업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밧줄을 붙잡고 부진의 늪을 빠져나왔다. 반면 콘솔 게임 일변도를 벗어나지 못한 업체는 매출과 이익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게임 업계 상반기(4∼9월)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업체별로 실적 명암이 갈렸다고 8일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고나미와 스퀘어에닉스, 고에이 등은 뚜렷한 이익 개선을 보였지만, 세가와 캡콤은 실적이 부진, 적자 전락 위기에 처했다.
고나미는 상반기 1230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금액이다. 두드러진 성과는 이익에서 나왔다. 이 회사는 114억엔의 이익을 거뒀는데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배나 늘어났다. 스퀘어에닉스는 매출이 575억엔으로 작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이익은 300% 이상 증가했다. 고에이는 매출 136억엔으로 1년 만에 23% 늘었다. 이익은 4억엔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세 업체의 실적 호조 배경에는 SNS가 있다.
고나미의 SNS 게임 매출은 169억엔이다. 작년보다 3.3배나 커졌다. SNS 게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웃돈다. 스퀘어에닉스 역시 SNS 게임 매출이 46억엔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고에이는 SNS 게임을 포함한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5억2400만엔의 흑자를 냈다. 콘솔 게임 부문 영업이익은 5억1400만엔이다. 매출 비중이 20% 미만인 SNS 게임이 80%가 넘는 콘솔 게임보다 이익을 많이 낸 셈이다.
SNS 흐름을 타지 못한 업체 실적은 초라했다. 일본 게임 업계 선두주자인 세가의 상반기 매출이 1526억엔이다.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했다. 이익은 84억엔으로 84%나 줄었다. 캡콤도 매출과 이익이 각각 28%와 49% 감소, 적자 일보직전에 처했다.
콘솔 게임의 성수기가 하반기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 여지는 남아있지만 SNS 게임의 상승세를 넘어서긴 힘들다. 세가는 올해 콘솔 게임 판매 목표를 329만개 하향 조정했다.
일본 게임 업계 상반기(4∼9월) 실적 현황(단위:억엔, 괄호 안은 전년 대비 증감률)
자료:각 사 종합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