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처럼 떨어지던 액정표시장치(LCD) 값이 태국 홍수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일단 일제히 제자리걸음을 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6일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인치 PC 모니터용 LCD 패널의 11월 전반기 가격은 10월 후반기와 같은 60달러에 책정됐다.
유럽 등에서의 완제품 수요 부진으로 이 제품은 8월 말 64달러, 9월 말 61달러, 10월 말 60달러로 계속 떨어졌으나 태국의 홍수로 핵심 부품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하락세를 멈췄다.
태국은 HDD에 들어가는 모터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번 홍수로 세계 HDD 공급이 40% 줄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6인치 노트북용도 8월 44달러에서 지난달 41달러로, 10인치대 미니노트(태블릿PC)용은 같은 기간 33.5달러에서 29달러로 각각 내려앉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가격 변동이 없는 상태다.
디스플레이서치는 "태국 홍수에 따른 HDD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심각하고, 특히 공급망 가운데 HDD 모터의 복구 플랜이 없어 11월 중순이나 12월부터 생산 계획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태국 홍수로 HDD 가격이 오르자 PC의 가격을 이달 초부터 3% 안팎 인상한 바 있다.
북미·서유럽 시장의 TV 판매 부진에 따른 TV용 LCD 패널의 가격 하락세도 일단 진정됐다.
40~42인치 풀 HD TV용의 11월 전반기 가격은 10월 후반기와 같은 206달러에 형성됐다.
지난해 1~4월 340달러에 달했던 이 제품은 올해 7월 말 237달러, 8월 말 219달러, 9월 말 212달러, 10월 말 206달러로 가격이 책정될 때마다 급락을 거듭하면서 200달러 선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패널 값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LCD사업부나 LG디스플레이 등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던 LCD의 가격이 이번 홍수 여파와 업체들의 공급 조절로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유럽의 재정 위기 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PC, 노트북, TV 등의 글로벌 수요가 당장 살아날 기미가 없는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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