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성공벤처, 스타트업 투자 `엔젤`로 뜬다

 NHN·다음·주성엔지니어링·다산네트웍스 등 국내 1세대 성공 벤처기업이 스타트업(Start-Up) ‘엔젤’투자자로 뜨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성공 벤처사들이 후발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로 나섰던 것처럼 국내 벤처 업계에도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NHN·다음·주성엔지니어링·다산네트웍스 등 2000년 이전 창업한 벤처 1세대 기업이 최근 스타트업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 수익보다는 건전한 벤처 생태계 육성 기반 조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대표적인 벤처 1세대인 주성엔지니어링과 다산네트웍스는 지난달 막을 내린 슈퍼스타V 최우수 수상자에게 엔젤투자를 약속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누에고치 실크파우더’를 개발한 박근혜씨에게, 다산네트웍스는 ‘치과용 무통 마취기’를 개발한 블루덴탈팀에 각각 최고 1억원을 투자한다. 투자와 함께 성공 벤처기업의 노하우도 전수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엔젤투자가 전무한 국내 실정에서 선배 벤처로서 본보기를 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정부가 결성하는 엔젤투자펀드에도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차원의 출자 의사도 내비쳤다. 스타트업기업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초기자금이 절실한데 이들이 대출이 아닌 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최근 지역 대학 상권 로컬 마케팅 채널 사업모델을 가진 창업 2년차 스타트업기업 ‘애드투페이퍼’에 3억원을 투자했다. 다음이 스타트업기업에 투자한 것은 인터넷 붐이 일던 지난 2000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다음은 유망 스타트업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펀드 조성과 민간 엔젤투자기관과 협력 등 체계적 지원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NHN도 지난해 벤처투자회사(신기술금융사) NHN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2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다. 투자기업 중 2000년 후반에 설립된 기업이 상당수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단계의 벤처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영 다음 부사장은 “벤처 1세대 기업으로서 초기 스타트업기업 지원과 건전한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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