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홍콩TPV에 TV부문 매각

유럽 제1의 가전업체 필립스 그룹은 1일(현지시간) 오랜 협상 끝에 TV 사업을 홍콩의 TPV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LCD 스크린과 모니터를 생산하는 TPV와 필립스는 이번 합의에 따라 TPV가 70%, 필립스가 30%의 지분을 갖는 합작사를 설립해 TV 사업을 넘기게 된다.

약 12만명의 종업원을 보유한 필립스는 한때 TV를 비롯한 가전 사업에 주력했으나 삼성전자, LG전자 등 아시아 경쟁사들과의 원가대결에서 밀려 고전하고 있다. 필립스는 약 10년 전부터는 의료기기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TPV는 미국 외 국가에서 필립스의 브랜드로 TV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는 일본 후나이가 필립스와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프란스 반 후텐 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TV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TV 사업은 지난 3분기에만 5천400만 유로 (한화 약 834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평판 TV 생산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이 매출기준으로 1~5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으로 올해 상반기 LCD TV 출하에서 세계 3위를 기록한 TPV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면서 그러나 과잉 경쟁과 낮은 마진으로 향후 사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2003년에도 중국의 TCL 멀티미디어가 프랑스 톰슨의 TV 부문을 인수했으나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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