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한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 날은 그룹 대표사인 삼성전자의 생일(창사기념일) 이브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들뜬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잠실 야구장에는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야구장을 찾았다.
경영진들의 총출동에 힘입은 삼성 라이온즈는 5년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날 우승이 확정된 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류중일 감독에게 직접 축하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지난번 정규시즌 우승 때 이재용 사장이 류 감독에게 전화를 건데 이은 것이다. 이 회장은 류 감독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한국시리즈에서도 선전을 펼쳐줘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올해는 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유독 삼성그룹 경영진이 야구장을 많이 찾았다.
최근 삼성 고위 인사들이 야구장에 대거 등장하는 것은 삼성라이온즈의 야구 스타일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삼성라이온즈는 선동열 감독 시절인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지만, 투수력 위주의 ‘지키는 야구’에 치중한 나머지 팬들로부터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투수력에 막강한 공격력을 더해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올해 야구단은 지고 있는 상황에도 악착같이 따라붙어 역전시키는 드라마틱한 모습이 젊고 생동감 넘치는 조직을 만들자는 최근 그룹 분위기와 맞물려 그룹 수뇌부의 경기장 방문이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사장의 재미있는 야구에 대한 부탁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 7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직접 방문, 선수단을 격려하고 갤럭시 탭 50대를 선물하기도 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