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회원 모집비용이 급증해 과열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카드 모집비용은 3천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천572억원)에 비해 1천294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 카드 모집비용은 2008년 전체(3천794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며, 올해 연간 회원 모집비용은 6천억원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카드 대란 직전인 2002년 회원 모집비용이 4천777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경우 `제2의 카드 대란`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카드사들이 몸집을 키우려고 무분별하게 카드를 남발했다가 연체자가 속출하면서 극심한 사회 혼란을 일으켰다.
카드 모집비용은 2001년 4천107억원, 2002년 4천777억원으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카드 사태 여파로 2003년 1천671억원, 2004년 1천174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2005년 1천660억원, 2006년 2천406억원, 2007년 2천950억원, 2008년 3천794억원, 2009년 3천932억원, 2010년 5천388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에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하나SK카드가 회원 모집 비용을 크게 늘렸다.
지난 3월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는 단기간에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고 올해 1분기에 222억원, 2분기에 749억원의 회원 모집비용을 쏟아부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971억원을 회원 모집에 쓴 것으로 7개 전업 카드사 중 단연 최고액이다.
삼성카드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회원 모집비용을 778억원 투입해 전년 동기(428억원)보다 350억원을 늘렸고, 하나SK카드는 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억원을 증액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올해 상반기에 각각 778억원과 435억원을 회원 모집에 사용하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렸다. 전업카드사 중에 현대카드만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회원 모집비용을 89억원 줄였다.
문제는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회원 모집 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에서 하나SK카드가 분사한 데 이어 올해 KB국민카드마저 진입하면서 회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내년 초에는 우리은행에서 우리카드가 분사해 공격적인 경영을 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보통 카드사들이 지급하는 모집인 비용까지 합치면 카드 1장 발급에 10여만원이 드는데, 이는 결국 수수료나 다른 방법을 통해 카드 이용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최근 카드사들의 과도한 외형경쟁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건수를 연간 3% 이상, 마케팅 비용을 13% 이상 늘리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중소형 카드사들이 대형사들을 위한 역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규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KB국민카드가 분사하면서 업계에서 회원 모집 경쟁이 치열해져 모집 비용 또한 늘어난 것 같다"면서 "하지만 금융 당국의 규제가 심해 제2의 카드대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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