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를 다투는 아주 긴박한 순간에 카메라를 찍어야할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좋게도 현재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지니고 있다면 금방 사라질지 모르는 피사체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동작이 빨라도 피사체에 렌즈를 맞추고 초점을 잡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지 않으면 겨우 포착한 피사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사진이 흐릿하게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먼저 찍고 나중에 초점을 맞춘다”는 개념의 ‘리트로(Lytro) 카메라’다. 지난 6월 미 언론매체들은 한 벤처기업이 먼저 찍고 나중에 초점을 맞추는 혁신적인 개념의 카메라인 ‘리트로 카메라’를 개발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 카메라가 혁신적인 것은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할 경우 SNS상에 있는 친구들이 사진의 특정 부분을 클릭하면 흐릿한 부분이 보다 선명해지고, 더블 클릭하면 자동으로 줌 기능이 실현된다. 자신이 보다 자세히 보고 싶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거나 확대해서 볼 수 있다. 비록 촬영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의도대로 사진을 다시 해석해 볼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리트로 카메라’가 드디어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8GB용량의 푸른색 카메라는 399달러, 16GB용량의 붉은 색 카메라는 499달러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한다. 8GB제품의 경우 350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으며 파워 버튼과 셔터 버튼만 갖추고 있다. 8배 광학 줌이 가능하고 렌즈 밝기는 f/2다. 비교적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 예약한 제품은 내년초 고객들에게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리트로 카메라’는 ‘라이트 필드 포토그래피(light-field photography)’라는 기술을 채택했다. 렌즈와 이미지 센서가 특정한 촬영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미지 정보를 각각 다른 각도에서 한번에 모아 카메라내 컴퓨터 시스템에 저장한다. 사진을 촬영한 뒤에 초점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초점이 맞았는지 안맞았는지 신경쓸 필요없이 일단 찍고 보는 식이다. 전통적인 카메라에서는 저장하지 않던 빛의 정보를 상하좌우 등 다양한 방향에서 저장한다. 리트로의 렌 응(Ren Ng) CEO는 “사진 한컷을 찍는데 1천1백만에 달하는 광선을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렌 응 CEO는 스틸 사진기에 이어 장래에 동영상 카메라와 3D카메라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내년초 고객들에게 인도될 ‘리트로 카메라’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긍금하다.
<참고>다음 기사는 전자신문인터넷(www.etnews.com)에 2011년 6월 23일자로 소개된 리트로 카메라에 관한 내용이다.
<기사 전문>
카메라 관련 기술을 연구한 한 미국의 벤처기업이 내 놓은 신기술이 업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해외 각종 언론들이 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트로(Lytro, http://www.lytro.com )라는 이 회사가 내 놓은 것은 간단하다. 라이트 필드 포토그래피(light-field photography)라는 기술은 렌즈와 이미지 센서가 특정한 촬영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 이미지 정보를 각각 다른 각도에서 다양하게 한번에 모아 저장한다. 이는 사진을 촬영한 뒤에 초점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재창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촬영 대상이 A,B,C로 나눠 있을 경우 A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 그대로 이미지가 저장되면 B와 C의 이미지는 흐릴 것이다. 이후 B와 C의 이미지 정보가 필요하더라도 이미지를 재가공 할 수 없게 된다. 사진 업계의 촬영기술 기본 개념이 완전히 달라지는 순간이다. 사진가들이 촬영 당시 기계적 조작이나 촬영 후 디지털 후보정 단계에서 이를 교정할 순 있어도, 이처럼 자유롭게 복합 데이터가 동시에 저장되진 않았다.
이 기술을 개발한 회사 대표 렌 응(Ren Ng)씨는 3년 전 리포커싱 이미징(Refocus Imaging)이란 벤처기업에 근무했었다. 그리고 그는 이후 스탠포드 대학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22일 이 업체는 해외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고 새로운 형태의 카메라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카메라의 가격적인 경쟁력은 있겠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개념은 훌륭했지만 기술적인 이슈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단 디지털 카메라 산업 자체가 이미 포화 상태다. 카메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디바이스들이 카메라 영역을 치고 들어왔다. 니어필드 촬영 기술을 구현하게 되면 촬영에 필요한 화소데이터가 일반 사진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사진 규격의 변화도 관심거리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이미지 규격은 JPEG 등이 대부분인데, 생소한 파일 데이터를 어떻게 다울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트로는 실리콘벨리 마운틴 뷰에 위치한 벤처기업으로, 직원은 44명이다. 대부분 MS, 구글, 애플 등에서 스카웃했다. 3번에 걸쳐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으며, 이 중 1/3은 유명 벤처캐피탈 안드레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에서 투자 받았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