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왕국 일본의 몰락

소니에 이어 파나소닉도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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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가사키 3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파나소닉의 PDP TV 사업의 상징이다. LCD TV보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PDP TV 시장 상황은 파나소닉의 꿈을 접게 만들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0년 각 기업별 TV 판매 현황

파나소닉이 TV 사업을 대폭 축소한다. 한국에 밀려 4위로 내려앉은 시장 점유율에 엔고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세계 TV 시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 2강 체제로 굳혀졌다.

요미우리신문은 20일 파나소닉 TV 사업 재편 방안을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일부 공장 생산 중단 및 매각, 인력 감축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한다.

파나소닉은 PDP 패널 생산 거점인 아마가사키 3공장을 올해 내에 조업 중지한다. 지바현 모바라시에 있는 LCD 패널 공장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희망퇴직을 받아 수천명의 인력을 줄인다.

아마가사키 공장은 지난 2009년 12월 완공한 세계 최대 규모 PDP 패널 공장이다. 42인치 기준 월 33만장의 PDP 패널 생산이 가능하다. 파나소닉은 당초 이 공장 완공으로 42인치부터 최대 150인치의 PDP TV를 낮은 비용으로 생산, 세계 TV 시장을 석권한다는 야심을 밝혔다.

파나소닉은 TV용 패널을 총 6곳에서 생산해왔다. 아마가사키와 모바라 공장을 빼면 PDP 패널은 상하이 등 3곳에서, LCD 패널은 효고현 히메지 공장에서만 만든다.

요미우리신문은 파나소닉 TV 사업 구조조정 배경을 치열한 가격 경쟁과 엔고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LCD와 PDP 경쟁에서 PDP에 무게중심을 둔 것도 원인이 됐다. 파나소닉은 2010년 740억엔의 이익을 내면서 3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TV 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파나소닉 구조조정은 일본 TV 산업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일본 TV 업계는 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소니는 올해 2분기 TV 사업에서 140억엔의 영업적자를 냈다. 작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다.

히타치는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해 일부 생산 라인을 중국 하이센스에 매각했다. 한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가운데 북미와 유럽 시장의 수요 감소까지 겹쳐 나타난 결과다.

내수 시장도 얼어붙었다. 지난 9월 일본 디지털 TV 판매량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나 줄었다. 8월에도 작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4분기에도 내수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2010년 세계 TV 시장 판매 추이(단위:만대)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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