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SNS 소문 좀 내주오`

제조사 `바이럴 마케팅`으로 입소문 유도

 “옵티머스 EX 소문내주면 경품 드립니다.”

 최근 국내 최대 한 모바일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띄운 공지다. 블로그나 페이스북·트위터·미투데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LG전자 최신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EX’의 좋은 점을 홍보해 주면 추첨을 거쳐 해당 제품과 IPS 모니터, 영화예매권 등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새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사용자 리뷰를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라면 일정 기간 동안 유난히 특정 제품 ‘추천글’을 많이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품이 뛰어나 그럴 경우도 있겠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

 이번 하반기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을 비롯한 최신 단말기가 대거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위 사례와 비슷한 방식의 ‘바이럴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고 안드로이드로 운용체계(OS)가 통일되면서 이른바 ‘얼리 어답터’ 사용 평가가 스마트폰 구매 결정에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HTC도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LTE 스마트폰 ‘레이더 4G’ 리뷰를 블로그나 온라인 카페·SNS로 스크랩하는 사람을 추첨해 해당 단말기 등 경품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2 LTE’도 유사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체험단’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스마트폰과 관련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헤비 블로거’나 SNS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이들 위주로 체험단을 모집, 무료로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바이럴 마케팅을 유도하는 식이다.

 레이더 4G와 LG전자 ‘옵티머스Q2’ 등도 단말기 체험단이 운영되고 있다. 또 갤럭시탭10.1 ‘탭 가이드’ 이벤트처럼 제조사에서 만든 판촉용 콘텐츠를 스크랩하거나 SNS로 소문내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있다.

 스마트폰 판매 실적을 높이려는 제조사 입장에선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럴 마케팅은 미디어 광고보다 값이 싼 데다 같은 소비자 눈높이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효율적인 마케팅 툴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IT 제품 마케팅이 대부분 도입된 ‘경품추첨’ 식 바이럴 마케팅이 제대로 된 리뷰를 봐야 하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경제적 대가를 제공받은 블로거 리뷰 등에 대해선 상업적 광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하지만 경품 추첨 방식은 소비자를 기만할 수 있으면서도 제재를 가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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