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와 크기를 대폭 줄인 모듈타입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가 처음으로 국산화된다. UPS는 지난달 발생한 9·15정전사태에서도 금융권이나 기업 산업시설 보호에 크게 활용됐다.
한강기전은 20일 이스라엘 감마트로닉스와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모듈형 UPS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한강기전은 감마트로닉스로부터 컨트롤모듈 등 핵심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듈형 UPS를 개발 및 생산한다. 협약 내용에 따라 양사는 기술과 엔지니어 교류도 진행한다. 한강기전은 2009년부터 감마트로닉스 모듈형 UPS 국내 총판 비즈니스와 자체 UPS를 개발해 오다가 기술과 생산력을 인정받아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조셉 고렌 감마트로닉스 회장(72)은 “한국의 고도화한 IT인프라는 모듈형 UPS 진입에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며 “협약은 한강기전의 생산시설과 R&D능력을 확인한 후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한강기전의 제품을 OEM 공급받아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감마트로닉스는 2003년 모듈형 UPS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선두업체로 현재 97개국에 수출하며 연간 5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듈형 UPS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전력반도체(IGBT)를 채택한 응용한 설계 기술로 기존 UPS에 비해 크기와 무게가 3분의 1수준이다. 산업시설물을 추가할 때 UPS를 교체할 필요 없이 모듈만 추가하면 사용할 수 있어 최근 선진국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한강기전은 10㎸A급부터 500㎸A제품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10㎸A는 은행에서 사용하는 ATM기기 5대를 운영할 수 있는 용량이다.
송한근 한강기전 대표는 “높은 가격과 호환성 등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외산제품과 달리 가격도 20% 이상 낮추고 시설현장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겠다”며 “최근 정전 사태로 문의가 늘고 있는 상황에 모듈형 UPS는 관리와 운영이 쉬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