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무려 1000만대 차이로 앞지르며 세계 1위에 올랐다.
19일 삼성전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애플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 소송 등으로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은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지난 3분기 매출은 283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9% 늘었으며 순이익은 66억2000만달러로 54%가 증가했다. 이 성적만 놓고 본다면 나쁘지 않지만, 이는 전문가 예상에 한참 미치지 못한 수치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4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3분기 아이폰을 1707만대 판매했지만 시장은 전분기와 비슷한 2000만대를 기대했다. 아이팟 판매 역시 전 분기 대비 27%가 줄어든 660만대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아이패드는 166%, 맥 컴퓨터는 14%가량 출하량이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은 어닝 쇼크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실적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6.63% 급락했다. 이 날 팀 쿡 CEO는 “이번 분기에는 아이폰4S 판매에 힘입어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시장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고 있다”고 상황을 수습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1조원, 영업이익은 12.9% 감소한 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수준. 업계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밑돌 것이며 3조5000억원만 돼도 놀라운 성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애플과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 등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2000만대였던 스마트폰 판매량을 3분기 2700만대 가량으로 35% 이상 늘렸다. 이에 힘입어 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부문도 시스템LSI 등에서 실적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실적 경쟁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등 연말 특수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애플은 새로 출시한 아이폰4S가 아이폰4보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많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400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퍼스트엠파이어 투자자문사의 마이클 업초스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며 “예상치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