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BUDi2011·이하 버디)가 세계 대학생 예비 감독의 창작열을 북돋우는 통로로 부상하고 있다.
버디는 열정과 창의력을 지닌 대학생 영상인을 발굴하는 세계적인 대학 디지털 축제. 대학(원) 재학생 및 휴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2005년 시작해 올해로 7회째다. 매년 30여 개국에서 400여 편이 응모해 대상과 다큐멘터리, 픽션, 애니메이션·모션그래픽 3개 부문별 수상작을 선정·시상한다.
하지만 버디는 만들어진 작품을 상영하고 평가·시상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포럼·특강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기성세대 감독과 대학생 예비 감독의 직접적 만남을 주선한다. 매년 특정 주제 아래 열리는 ‘포럼’과 ‘특강’ ‘유명 감독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버디에 참가한 대학생 예비 감독들은 “포럼과 특강에서는 폭넓은 지식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선배 감독님과의 대화에서는 내 작품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 버디에는 노동주 감독이 특강한다. 노 감독은 최근 방송에서 알려져 이슈가 된 후천적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당신이 고용주라면 시각장애인을 고용하시겠습니까?’라는 자신의 작품을 소재로 시각장애인 감독으로서 겪은 아픈 경험과 도전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허철 고려대 교수와 이은택 감독이 함께하는 멘토-멘티 워크숍도 준비돼 있다. 두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아리아리 한국영화’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제작 기법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또 ‘역전의 명수’ ‘경의선’ 등을 연출한 박흥식 감독은 ‘서사매체로서의 영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본선 심사 위원장인 애니메이터 넬슨 신의 특강도 관심이다. 그는 현재 국제애니메이션필름협회 부회장이자 AKOM 프로덕션 회장이다. 만화영화 ‘트랜스포머 더 무비 시리즈’ 최초 극장판 감독으로 워너브라더스의 주요 멤버들과 수많은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 그가 관여한 애니메이션 TV 시리즈는 120여 편에 이른다.
특히 올해는 본선 진출 학생 감독을 위해 마련된 특별 프로그램 ‘버디 멘토 버스’가 벌써부터 화제다. 버디에 초청된 학생 감독과 버디 심사위원을 비롯한 현직에 종사하는 VIP들이 버스에 함께 탑승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내용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감독을 꿈꾸는 학생과 현직 감독 및 영상 전문가들이 질문과 조언을 주고받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주최 측은 기대하고 있다.
버디의 역대 대상 및 수상작은 이 시대 젊은이의 고뇌와 함께 신선하고 독특한 시각, 창의성이 결합된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다. 버디가 능력 있는 예비 감독의 배출 통로로 통하는 이유다.
‘밥묵자’(민성아 감독·애니메이션, 2007년 대상)는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주제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북북’(홍상표 감독·애니메이션, 2008년 대상)은 한국 국민의 북한에 대한 시각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문제작이다.
올해 버디는 ‘젊음, 콘텐츠로 도전한다!(Challenging contents from the youth!)’를 모토로 오는 26~28일 사흘간 경성대에서 열린다.
오종환 버디 집행위원장(경성대 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40개국 595편이 응모했다”며 “창의적 콘텐츠 개발과 융합적 문화공간 창출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