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생활과학이 정수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내년에 주방가전과 주방기구 6~7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기존 시장에 일격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한경희 대표는 지난 18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존 정수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고급형 기능에 중저가 가격대를 갖춘 정수기를 오는 12월 출시하고 시장 3위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팀청소기로 성장 기반을 다진 한경희생활과학은 최근 주방기구와 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중 가전 사업은 살균가전 외에 주방가전, 주방기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종합 생활가전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오는 12월 선보일 한경희 정수기는 최신 시장 트렌드인 얼음 공급이나 자가 살균 기능은 탑재하지 않았다. 대신 특수한 온수 기능과 급탕 기능을 갖췄으며 고유 기술로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고급형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중저가로 책정해 비용 부담 없이 좋은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획기적 제품”이라며 “내년 30만대를 판매해 전체 시장 약 15%를 점유하겠다”고 말했다.
전문 서비스 인력을 제공하는 협력사를 통해 전국 70개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렌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 초기 단계이므로 서비스 인력 규모보다는 전국 서비스 망을 확보하는데 우선했다.
한 대표는 “내년에 6~7종의 신제품을 새롭게 시장에 선보이고 이를 통해 한동안 주춤했던 매출 성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내년 성장 폭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기업공개(IPO) 준비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정수기 ‘춘추전국시대’
한경희생활과학이 정수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2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경희 브랜드가 새로운 컨셉트와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던 점을 감안하면 정수기 시장에서 파급력을 기대할 만하다.
국내 정수기 시장 보급률은 이미 50~60% 수준으로 포화 상태지만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렌털 서비스로 가격 부담을 줄이고 얼음 공급, 자가 살균 등 새로운 기능으로 무장한 가정용 정수기들이 성장 가능성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환경과 건강이 지속적으로 사회 이슈가 되고 있어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 수준으로 인식되던 정수기가 신혼부부는 물론 1인 가정까지 파고들 정도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을 겸비한 정수기들이 교체 수요까지 이끌어내고 있어 그야말로 정수기 춘추전국 시대다.
정수기 업계 한 관계자는 “정수기 보급률이 50%를 넘었지만 신규 보급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교체 수요까지 발생하고 있어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며 “웅진코웨이나 LG전자가 해외 정수기 시장 개척에도 나선 만큼 향후 수출까지 염두에 두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