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본격적인 `보조금` 경쟁 시작
“지난 주말부터 ‘정책’이 10만원 넘게 내려와요.”
18일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에서 만난 한 휴대폰 판매상은 “이제 LTE폰 좀 팔라는 얘긴가 보다”고 말했다. 휴대폰 유통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정책’이란 이동통신사업자가 특정 단말기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정해진 것 외에 한시적으로 추가 투입하는 판매 장려금(보조금)을 의미한다.
이통사들이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판매 실적 확대를 위해 팔을 걷었다. 무제한 데이터 사용 요금제가 제외되고 각종 하드웨어 결함도 겹쳐 시큰둥했던 초기 소비자 반응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LTE 서비스를 시작한 이동통신사는 단말기 공급량과 함께 보조금도 추가 투입하는 등 판매 볼륨 키우기에 나섰다. 유통가 관계자는 “특히 LTE 서비스 사용이 원활한 수도권 지역에 보조금 투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지난 10일부터 갤럭시S2 LTE 스마트폰 구매자를 대상으로 2년 후 기기변경 시 1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베스트엔베스트’ 프로모션을 11월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6만원 상당의 ‘도크’도 보조금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판매점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까지 늘리면서 판매 실적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지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출시 초기에 걸맞지 않게 2000~3000명에 불과했던 일일 가입자가 지난 17일에는 1만명을 넘었다. 그동안 대리점은 3G 스마트폰보다 보조금이 적어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었다.
LG유플러스도 18일부터 24일까지 ‘갤럭시S2 HD LTE’ 예약판매를 진행하며 상당한 혜택을 제공한다. 10만원 상당의 삼성전자 정품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애니모드’ 모바일 상품권과 모바일 HD방송 무료 이용권, 가입비 면제, 데이터량 1.5배 추가 등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LG 유플러스는 LTE 스마트폰 라인업을 더 많이 보유한 SK텔레콤을 따라잡기 위해 추가 보조금 혜택을 제공해 판매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현재 LG유플러스 LTE 스마트폰 가입자는 1만명을 넘었다.
한편 아직도 LTE 스마트폰 서비스에 종종 장애가 발생하는건 여전하다. LTE 가능 지역에서 불가능한 지역으로 넘어갈 때 자동으로 망을 변환하는 과정인 ‘핸드오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길게는 수 분간 통화가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대리점 사장은 “핸드오버 문제로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는 손님 때문이 종종 있어 대리점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구입 권유를 꺼려온 것도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