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점 문제를 두고 롯데면세점과 갈등을 빚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홈페이지에 잘못된 매장 안내를 수개월째 내버려두고 있다.
17일 현재 구찌의 한국어 홈페이지 매장안내 코너(www.gucci.com/kr/storelocator)를 보면 구찌가 신라면세점 인천 공항점에 2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안내돼 있다.
구찌는 2008년부터 신라면세점과 제휴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2개의 매장을 열고 영업했지만, 올해 7월 두 매장을 잇달아 철수했기 때문에 홈페이지의 안내는 사실과 다르다.
영문 홈페이지(www.gucci.com/cn-en/storelocator)에도 마찬가지로 잘못된 매장 안내가 발견된다.
단순 실수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구찌가 겪는 상황과 결부하면 묘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구찌가 수년간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신라면세점과 이별하고 롯데면세점과 새 생활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8월 말부터 롯데면세점에 새 매장을 열었어야 하지만 약속만 믿었다가 멀쩡한 매장 2개만 문 닫은 셈이 된 것이다.
구찌로서는 사업기회를 상실하는 등 큰 손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때문에 홈페이지의 잘못된 안내가 마치 신라와의 `동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신라면세점은 구찌가 있던 자리에 각각 루이까또즈와 레스포색 등의 공동 매장과 시계전문 매장으로 `새살림`을 차려 재미를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중소기업도 홈페이지의 정보에 오류가 없도록 하려고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데 `명품`을 표방하는 거대 기업이 매장 안내조차 똑바로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찌는 롯데면세점 입점이 지연되자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취지의 최고장을 롯데 측에 보낸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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