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 햇살 좋은 가을 하늘을 못 본 체하고 집이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면, 몸과 마음의 양식을 같이 쌓을 수 있는 ‘북카페’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북카페는 대화와 모임의 장소라는 일반 카페의 개념을 뒤집은 곳으로 특별한 약속 없이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이 담겨 있다.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 외에도 특유의 여유로움과 고즈넉함이 있기 때문이다. 평일의 긴장감과 대비되는 분위기 때문인지, 주말 아침과 잘 어울리는 곳으로 도심 속 휴양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북카페는 한 출판사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예전 사무실을 카페로 개조한 것을 시초로 인기를 끌며 삼청동과 인사동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식사보다는 음료와 쿠키 등 간식 중심의 메뉴가 특징인데, 요즘에는 북카페뿐 아니라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카페 등 다양한 컨셉트의 카페가 등장하고 있다.
에이블스퀘어(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02-568-8191)는 미니 도서관이 있어 공부하기에 좋다. 테이블마다 스텐드가 있어 책 읽기도 편리하고 스터디룸도 있어 근처 학원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간단한 식사류로 베이글과 조각케익 등이 있고, 유명 바리스타가 블렌딩한 아메리카노도 좋다.
이리카페(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02-323-7861)는 거친 느낌의 시멘트 벽과 어두운 조명이 특징인 빈티지 스타일의 북 카페다. 디자인, 인문, 사진, 화보집 등 다양한 서적과 수입 잡지가 비치돼 있으며, 가끔 판소리나 재즈 등 음악 공연이 열리는 등 홍대 특유의 감성이 담겼다.
갈피(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02-725-0230)는 인사동 쌈지길에 위치한 곳으로 카페 중앙에 긴 책상이 있고 그 위에 여러 종류의 책이 있다. 책보다는 잡지가 많은 것이 특징. 콩빙수, 미숫가루 쉐이크 등이 인기 메뉴며, 출출할 때에는 크림치즈 프레즐 알라모드를 추천한다.
꿈꾸는 상자(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031-949-9096)는 헤이리 특유의 멋과 북카페의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1층에는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판매하고 있으며 2층에는 4000여 권의 열람용 책이 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수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고양이낮잠(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042-861-9830)은 수제 버거가 유명한 북카페다. 아기자기한 모형 집들과 그림들이 전시돼 있어 볼거리도 많다. 식사 메뉴는 정오부터 주문 가능하며 호주 청정우를 사용한 수제 시에스타 비프버거가 유명하다. 독서가 아니라 버거를 먹기 위해 찾는 손님도 많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