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론스타가 재상고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에 이어 론스타마저 재상고할 경우 하나금융의 연내 외환은행 인수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론스타가 대법원에 재상고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는 지난 10일 법무법인 충정을 통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일 외환카드 허위감자설 유포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유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론스타에도 250억원 벌금형을 내린 바 있다.
만약 론스타가 재상고한다면 외환은행 매각은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재상고로 법원 소송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연내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런데도 론스타가 재판을 연장하려는 이유는 하나금융과 계약한 외환은행 인수 가격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계약을 연장하면서 외환은행 주식에 대해 당초 주당 1만4520원에서 1만3390원으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주가는 7500원 선이다. 이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론스타는 70% 이상 프리미엄을 얻는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국부유출’을 우려하며 계약을 비판하는 상황이다.
이에 론스타는 하나금융이 가격을 낮추는 재협상을 요구할 것에 대비해 재상고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이미 인수대금을 확보해놨기 때문에 매각이 지연될 경우 더욱 불리할 수 있다.
론스타가 재상고할 경우 금융위원회의 주식 강제 매각 명령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 또한 하나금융에는 불리한 상황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는 외부 평판과 하나금융과 계약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할 것”이라며 “최대한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종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