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기준 정보의 표준화 작업을 통해 시스템 입력 시 필요한 정보 포맷과 용어를 통일한다. 표준화된 글로벌 IT 체계 적용 및 업무방식 상향 평준화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관으로 하반기부터 추진된 ERP 일류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ERP 시스템의 삼성식(式) 공통 기준정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RP 시스템 입력 시 계열사별로 상이한 기준정보 포맷과 용어 등 코드 체계를 그룹 차원에서 통일하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기존엔 ‘부속품’ ‘부분품’ ‘부품이름’ ‘부품명’ 등으로 표기했던 분류 기준을 ‘부품’으로 통일하고, ‘인쇄잉크’ ‘INK’ 등이던 세부항목도 ‘잉크’로 통일하는 식이다.
ERP 시스템은 기업 재무 및 물동 관리의 핵심 정보를 관리하는 전사 시스템인 만큼 각기 다르게 사용 중인 정보포맷과 용어를 하나로 통일하면 전 계열사가 마치 ‘한 회사’ 같은 데이터 소통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다.
우선 삼성정밀화학·삼성코닝정밀소재·삼성에버랜드·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4개 기업은 내년 1월부터 그룹 공통표준 기준정보를 기반으로 S(Samsung)-ERP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다. 이들 4개 기업은 1차 일류화 프로젝트 시범사로서 ERP 시스템 개발에 앞서 지난 7월부터 프로세스혁신(PI) 작업을 추진해 왔다. 시스템 개발 작업은 내년 6월까지 완료된다. 이후 통일된 시스템은 기타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된다.
삼성은 그룹 공통으로 표준화해 필수 관리해야 할 기준 정보, 그리고 각 업종별로 표준화해야 할 기준 정보 등으로 나눠 기준정보관리(MDM) 체계를 수립하게 된다. 데이터 공유 시 혹은 계열사 간 거래 등에 있어 별도의 기준정보 코드변환 작업도 필요하지 않아 시너지가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은 기준정보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면 그룹 차원 실시간 통합정보 집계 및 분석 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계열사에서 소모되는 비용의 관리도 마치 한 회사처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데이터가 표준화되면 그룹 전체에서 소모되는 비용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통합적 집계와 분석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