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3월 설립된 오리엔트텔레콤(대표 강춘근)은 통신 전송장비 및 전자부품 전문업체다.
해마다 매출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 22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통신 전송장비 분야가 70%를 차지했다.
20년 가까이 통신장비에 주력해온 오리엔트텔레콤은 파장분할 다중화 광전송방식인 WDM(Wavelength Divison Multiplexing)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강춘근 회장은 “WDM을 사용하면 광케이블 회선을 보다 쉽게 늘릴 수 있고 구축비도 적게 들어간다”면서 “우리만큼 WDM 프로젝트를 많이 해 본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리엔트텔레콤은 국내 통신시장에서 광(光) 기술이 한참 주목받던 1994년 광분배장치를 개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어 1996년에는 전화선으로 데이터를 고속 전송하는 장비인 ‘익스프레스 와이어’를 개발했다. 전기적 신호를 디지털로 나눠 처리하는 이 장비는 전화회선 하나로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당시 반향을 일으켰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1990년 말에는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1999년 노텔네트웍스와 제휴해 세계통신규약을 적용한 2.5㎓ 광전송장비를 내놨고, 2002년에는 알카텔과 10㎓ MWDM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과 전략적 제휴는 오리엔트텔레콤이 우수한 기술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7년 2월에는 국내 통신업체와 손잡고 망 운영비와 초기 투자비를 크게 줄인 새로운 방식 WDM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KBS가 추진하는 마이크로웨이브(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통신) 전국망 구축 시범 사업권을 획득했으며, 이어 올 5월에는 본사업권까지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강 회장은 “국내에 마이크로웨이브 기술력을 가진 곳이 몇 곳 안된다”면서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더넷 기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 30%를 차지하고 있는 전장(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도 오리엔트텔레콤은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02년 국내 처음으로 소음을 최소화하고 전력 소비를 줄인 코어리스(Coreless) 방식 팬모터를 개발했다. 모터 철심을 제거한 이 방식은 현재 모터업계에서 보편화됐다. 자동차를 만지면 경보가 울리는 장비 역시 2003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2004년에는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해 국내 처음으로 DMB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제품을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AVN’ 제품을 개발,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랜저 등 고급 차량에 들어가는 이 장비는 브라질과 이란 시장용 모델이 개발됐다. 이달 말에는 러시아 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개발해 3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수출국을 7개국으로 확대한다.
강 회장은 “기존 광전송 장비에서 안정적 매출을 올리는 한편 AVN 등 신규 사업을 통해 또 다른 성장에 나서고 있다”면서 “매출과 이익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르면 기업공개(IPO)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리엔트텔레콤은 2009년 8월 안양시 우수기업에 이어 10월에는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에 선정됐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