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의 양안협력 이른바 ‘차이완 동맹’이 LED 분야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의 거대 내수 시장 및 제조 경쟁력에 대만의 LED 기술을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구체적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11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LED가로조명산업연맹과 중국 푸젠성광전자산업협회는 최근 LED가로등에 대한 상호인정협정(MRA)을 체결했다.
협정의 주요 골자는 표준을 만들어 대만 또는 중국 푸젠성에서 제조한 LED가로등을 상대 지역에서 바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산업 단체들이 전면에 나섰지만 LED가로조명산업연맹은 우리나라 ETRI와 같은 대만 공업기술연구소(ITRI)가 주도하고 있는 단체며, 푸젠성 지방 정부 역시 이번 표준 제정을 지원하기로 해 사실상의 시장 개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은 기판, 에피웨이퍼, 칩, 패키지 등 LED 관련 업체 300여 곳이 밀집한 곳으로 대만 기술 및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핵심 지역이다.
이런 협력은 처음이 아니다. 중국과 대만은 LED 분야 단일 산업 기준을 개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지난 6월 원쿠 중국통신기준협회 부국장은 스티브 천 대만산업표준연맹 회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문가위원회를 출범하겠다며 단일기준 제정에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및 대만 LED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이어지면서 차이완 조성이 무르익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대만이 LED 분야에서 힘을 합친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동훈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중국은 전력 문제와 전략적 LED 산업 육성을 위해 각 성이 공장 용지를 무상 제공하는 등 해외, 특히 대만 기술을 적극 끌어안고 있다”며 “대만 기술력이 중국과 더해지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 요인이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배훈 디스플레이뱅크 수석 연구원은 “대만과 중국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LED조명 분야”라며 “우리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LED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LED조명 보급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열 개 도시에 1만개 LED조명을 밝힌다는 뜻의 ‘십성만잔(十成萬盞)’ 사업을 2015년까지 전개, LED조명 산업규모 732억달러, 수출 30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